국회 온 독립기념관장, '사과 요구' 시민들과 대치·몸싸움 소동

2025.09.08 16:54:36

 

[TV서울=이천용 기자] '광복은 연합국의 승리로 얻은 선물'이란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가 시민단체 회원들로 보이는 이들의 항의에 20분 가까이 경내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대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김 관장의 회견을 두고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난동을 유발했다"고 항의하며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김 관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독립정신의 성지이자 공공기관인 독립기념관 위상이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며 "극소수 광복회원을 앞세운 정치세력이 겨레누리관을 20일째 불법 점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 천안지역 당원들이 관장 출근 저지 투쟁을 주도하고 있다"며 "지난 8·15 경축사와 관련해 진실을 왜곡하는 언론사와 불법 점거하는 단체에 대해서는 법이 보장하는 범위에서 당당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이 있는 국회 소통관 1층은 경축사 논란에 항의하려는 시민들과 김 관장이 마주치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회견 전부터 현장에서 기다리던 시민들은 '김형석 파면', '해임'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김 관장을 향해 "매국노", "파면하라", "사과하라"는 구호를 외쳤고, 기자회견이 끝나고 계단에서 내려오는 김 관장을 에워싸며 길을 가로막기도 했다.

사람들이 일시에 몰리면서 계단에서 넘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도 포착됐고, 김 관장은 앞을 가로막는 남성을 향해 "당신은 누구냐. 왜 못 지나가게 막는 것이냐"며 소리치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회견장을 찾아 김 관장에게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하는 등 강력히 항의했다.

김 관장은 주차장까지 100m가량 걷는 동안 15분 넘게 대치했고, 일부 시민들 간 멱살을 잡는 등 몸싸움도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여성 한 명이 인파 속에 넘어지면서 구급대원이 출동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를 두고 김 관장이 국회에서 난동을 유발했다며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했다.

민주당 소속 정무위원회 위원들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상습적으로 국민적 분노를 유발하던 김 관장이 오늘은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난동을 유발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일으켰다"며 "오늘 회견은 결론적으로 목적도, 절차도, 내용도 모두 엉터리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기자회견을 주선한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이 회견 도중 자리를 떠난 것을 두고 "김 의원은 기자회견장에 함께 서지도 않고 먼발치서 회견이 진행되는 것만 확인하고 자리를 이석한 채 기자회견장을 김 관장과 괴조직의 독자 무대로 만들어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주선 의원도 회견 중에 자리를 비웠고 회견장 사용 규칙을 무시해 민주당 의원들이 항의하는 가운데 회견이 중단되는 등 최소한의 절차적 정당성조차 확보하지 못한 정치 쇼로 전락했다"며 "김 관장은 자신의 역사관과 발언에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관장은 지난달 15일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우리나라의 광복을 세계사적 관점에서 보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의 승리로 얻은 선물"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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