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나재희 기자] 철거 공사 막바지의 서울 서소문가차도가 붕괴하자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건설 현장의 '안전불감증'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26일 '서울특별시 건설알림이'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소문고가차도 철거 공사 진행률은 87.19%로, 7월 중 철거완료를 앞두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붕괴가 안전 수칙 미준수나 무리한 공기 단축에서 비롯된 전형적인 인재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강주 창원대 건축학부 교수는 "철거는 해체 계획을 단계적으로 따라가면 되는 단순 공정인 만큼, 부주의로 인한 사고일 확률이 높다"며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았거나 비용을 아끼기 위해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하는 등 전형적인 후진국형 사고"라고 진단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도 "철거 순서를 지키지 않았거나 뭔가를 보강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아서 무너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철거 순서를 준수했는지, 공기를 준수하기 위해 공정을 한꺼번에 진행했는지 등을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새벽 작업 중 슬라브가 주저앉았다는 정황과 관련해 "공사 중 슬라브 단차가 발생했다면 이는 이상 징후"라며 "안전조사 시 현장 차단을 더 철저하게 했었어야 한다"고 짚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새벽에 (철거를 위해) 슬라브 절단 작업 중 단차가 발생해 공사를 중단한 뒤 오후 2시부터 안전진단을 하다가 붕괴사고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해 2월 25일 세종-안성 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는 교량 구조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근로자 4명이 추락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검찰은 책임자인 현대엔지니어링 및 하청업체 현장소장 등 9명과 회사법인 2곳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당시 작업 과정에 사고 방지를 위한 계획 수립이나 관리·감독이 소홀했던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한편, 서소문고가차도는 충정로역과 시청역을 잇는 18개 교각으로 구성된 폭 14.9m, 길이 493m의 왕복 4차선 도로다.
건설된 지 60년이 지난 서소문고가차도는 2019년 3월 교각에서 콘크리트 조각이 도로 위로 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났고, 직후 실시한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 판정을 받았다.
이후 시는 매년 수십 억원의 비용을 들여 안전 점검과 보수·보강을 해오다 지난해 단순 보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전면 철거를 결정했다.
이에 지난해 4월 30일부터 총 사업비 119억6천2백만 원을 들여 주식회사 흥화가 시공하고 주식회사 수성엔지니어링이 감리를 맡은 철거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지난해 8월 17일부터는 단계적으로 차로를 축소했고, 같은 해 9월 21일부터 진입을 전면 통제한 상태에서 철거작업이 본격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