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김기명 경남본부장] 올여름 경남을 덮친 극심한 폭염과 가뭄 속에 지리산 자락에 나란히 자리한 '명품 곶감 양대 산맥' 산청군과 함양군의 감 피해 상황이 엇갈려 눈길을 끈다.
산청군은 전국 최대 단감 주산지인 창원시 못지않은 피해를 보았지만, 함양군은 별다른 피해 없이 폭염을 버텨냈다.
26일 산청·함양군 등에 따르면 올여름 경남도내 7천510개 농가, 2천851㏊에서 폭염·가뭄 피해가 발생했다.
이 중 단감 피해 면적이 1천691㏊로 전체 농작물 피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가장 컸다.
특히 주요 단감 주산지인 산청군은 직격탄을 맞았다.
전체 재배 면적 165㏊(180여 농가) 중 42%에 달하는 70㏊에서 열매가 강한 햇볕에 타들어 가는 일소(햇볕 데임) 피해가 발생했다.
반면 이웃한 함양군은 단감 피해가 거의 집계되지 않을 정도로 피해를 비껴갔다.
두 지역 피해 상황이 엇갈린 주된 요인은 '과수원 입지'와 '관수 시설 기반'의 차이로 분석된다.
산청은 평지와 구릉지 과수원이 많아 장기간 내리쬔 직사광선에 무방비로 노출된 데다, 물을 제때 공급해 과수원의 열을 식혀줄 관수시설이 부족한 농가도 있어 피해가 컸다.
이에 비해 함양은 지리산 자락 산간 경사지에서 재배하는 단감 농가가 많고, 북향이나 완경사면에 과수원이 위치해 남쪽에서 내리쬐는 직사광선을 덜 받았다.
여기에 인근 저수지를 활용한 용수 공급이 비교적 원활했던 점도 피해를 줄이는 데 한몫했다.
전국 최대 단감 재배 면적(약 1천900㏊)과 생산량을 자랑하는 창원은 전체 과수원의 30%가 넘는 600여㏊에서 극심한 일소 피해를 겪어 산청과 같은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도내 단감 피해가 속출하자 연중 최대 대목인 추석을 앞둔 농가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일소 피해를 본 단감은 표면이 검게 변하고 과육이 물러져 생과 출하는 물론 명절용 선물 세트나 제사용으로 상품화하기가 어렵다.
여기에 곶감 가공 원료로도 쓸 수 없어 수확을 앞둔 농가의 1년 농사가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산청군은 예비비를 긴급 투입해 일소방지제를 지원해 살포하게 하고, 심하게 탄 과실은 조기에 솎아내 남아 있는 과일에 양분이 집중되도록 지도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관수시설과 관정 개발 지원도 확대할 방침이다.
경남도 역시 농림축산식품부에 이번 폭염·가뭄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해 달라고 공식 건의하고, 재난지원금 지원을 위한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
산청군 관계자는 "유례없는 폭염과 가뭄으로 단감 농가의 일소 피해가 심각해 예비비를 긴급 투입해 방제제를 지원하고 있다"며 "피해 과실을 조기에 솎아내 정상 과실의 상품성을 최대한 지킬 수 있도록 현장 기술 지도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