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권태석 인천본부장] 박찬대 인천시장이 9개월간 공석 상태였던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에 김종철(57) 산업통상부 자원산업정책관을 내정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다만 김 정책관이 과거 중국인 여성과의 부적절한 관계로 도마 위에 오른 바 있어 이번 인선을 놓고 논란이 일 전망이다.
인천시에 따르면 시 인사위원회는 공모와 면접을 거쳐 인천경제청장 후보로 3명을 압축해 박찬대 시장에게 전달했고, 박 시장은 이들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김 정책관을 낙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시는 앞으로 산업부와 협의 절차를 거쳐 김 정책관을 제9대 인천경제청장으로 임명할 계획이다. 경제자유구역법에 따르면 시·도지사는 산업부 장관과 사전 협의 후 경제청장을 임명한다.
김 정책관은 2008∼2010년 중국 상하이 총영사관 근무 당시 불거진 이른바 '상하이 스캔들'의 연루자 중 1명이다. 당시 다수의 한국 외교관이 한 중국인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교관 기강 해이는 물론 기밀 유출 논란으로 번진 바 있다.
김 정책관은 당시 강등 처분을 받았으나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부) 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2012년 6월 승소했다.
당시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김 정책관이 중국인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고 공관 비상 연락망이 유출되게 한 점은 공무원 품위유지의무와 비밀엄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봤다.
또 김 정책관이 상하이 정부 관료의 요청을 받아 관료 자녀의 비자를 조기 발급한 점도 징계 사유가 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김 정책관의 비위 행위 정도와 다른 연루자들의 징계 수위 등을 고려하면 강등 처분은 너무 무거워 재량권을 벗어났다고 판결했다.
김 정책관의 내정 소식이 전해지자 인천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각종 의혹과 함께 "주민들을 뭐로 보길래 이런 인사를 하느냐", "주민들이 거부 운동을 해야 한다"는 등 비판 글들이 잇따라 게시됐다.
인천경제청 내에서도 흠결이 있는 인물이 리더십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경제청장은 인천의 핵심 성장 거점인 경제자유구역의 투자 유치와 개발계획 전략 수립 등의 업무를 담당하며, 지난해 12월 기존 윤원석 청장의 사퇴 이후 9개월째 공석 상태다.
이와 관련해 김 정책관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강등 취소 소송은 정부가 항소하지 않아 확정된 판결로 법원에서 인정된 사실관계에도 억울한 점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중국인 여성은 (영사 파견 당시) 중국 세관에 제 짐이 묶였을 때 총영사를 통해 신세를 졌던 사람으로 당시 '덩샤오핑의 손녀'로 알려졌다"며 "유력 인사와 관계를 나쁘게 가져갈 이유가 없어 만난 게 전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적절한 관계도 아니었지만 여러 여건과 압박 때문에 제가 당시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해명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저는 오히려 해당 사건의 피해자로 우리 가족에 대한 협박을 받고 한국에 오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공관 비상 연락망 유출과 관련해서는 "해당 문서를 제 비서도 갖고 있었고 총영사관에서 언제든지 출력이 가능하기 때문에 당시 제가 아닌 다른 루트로도 충분히 나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하이 정부 자녀의 비자를 조기 발급한 의혹을 두고는 "상하이시 부시장 딸이 한국에 가는데 비자가 어떤 상황인지를 알아봐달라고 해서 알아봐 준 게 전부"라고 말했다.
김 정책관은 "저는 사건 이후 열심히 일하면서 버티고 살았고 승진 계기가 있을 때마다 승진했다"며 "승진할 때 산업부뿐만 아니라 다른 기관에서 여러 부분을 검증하고 고려하지 않았겠느냐"고 강조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김 정책관의 외국어 실력과 인천경제자유구역과 관련한 비전 등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고위공무원으로 활동해온 만큼 과거 논란은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