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고립·은둔청년에 반려식물 보급… 취약노동자까지 대상 확대

2024.11.05 10:02:32

 

[TV서울=이현숙 기자] 서울시가 고립·은둔청년에게 반려식물을 나눠주고 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우울감이 낮아지고 자기효능감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사회활동 참여를 끌어내는 가장 첫 단계인 정서 회복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 것이다.

 

올해부터는 취약노동자까지 지원 대상이 확대돼 더 많은 이들이 반려식물에게서 위로받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2017년부터 저소득 또는 돌봄 어르신을 대상으로 해오던 반려식물 보급사업을 작년부터 고립·은둔청년까지 확대했다. 고립·은둔청년 대상 사업은 시 직접사업으로, 어르신 대상 사업은 자치구 보조사업으로 각각 추진 중이다.

 

반려식물은 공기정화뿐 아니라 우울감·외로움을 줄여주는 등 정서적 치유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시민 관심이 높아지면서 홈가드닝 용품 판매량이 늘고 '식집사'(식물+집사, 식물을 가족같이 돌보며 애정을 쏟는 사람들)란 신조어도 등장했다.

 

작년에만 고립·은둔청년 502명이 기르기 쉽고 선호도가 높은 홍콩야자 등의 반려식물을 받아 갔다. 이 가운데 302명은 우울감과 외로움을 줄여주는 치료 개념의 대면 원예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프로그램은 고립·은둔 정도를 상·중·하로 나눠 3개 전문기관을 통해 맞춤형으로 운영했다. 고립·은둔청년을 대상으로 이러한 전문적인 정서치유 사업을 추진한 것은 전국에서 서울시가 최초다.

 

올해는 새로 문을 연 '서울청년기지개센터'를 중심으로 사업 운영을 더욱 전문화했다. 이를 통해 360명의 고립·은둔청년들이 지원받았다.

 

시가 작년 사업에 참여한 고립·은둔청년 중 302명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평균 90.9%의 높은 수치가 나왔다.

 

청년들은 프로그램 참여 이후 관계 향상, 자기 이해, 정서적 안정, 스트레스 해소 등에서 효과를 봤다고 평가했다.

 

자기효능감과 우울감 개선 효과도 높았다.

 

참여 전·후를 비교해보니 자기효능감은 평균 22.9점에서 30.2점으로 7.3점 상승했다. 자기효능감이 높을수록 사회활동의 참여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우울감은 사업 참여 전 평균 21.2점에서 참여 후 14.8점으로 6.4점 낮아졌다. 우울감 척도상 중증도(19∼29점)에서 경증도(10∼15점)로 개선된 것이다.

 

시 관계자는 "고립·은둔청년은 사람과의 접촉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반려식물을 받기 위해 한번이라도 더 밖으로 나오고, 여럿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들은 원예관리사 민간자격증 취득에 대한 수요도 있어서 시범 운영을 거쳐 관련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어르신 반려식물 보급은 원예치유 자격을 소지한 자가 연간 1∼2회 직접 방문해 어르신들의 건강을 살피고 대화도 나누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작년 사업에 참여한 어르신 5천47명 중 4천620명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 결과는 91.2%로 높았다. 건강관리, 마음 위안, 생활 활력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90% 이상 만족한다는 응답이 나왔다.

 

올해는 사업 대상에 장애인까지 포함돼 어르신 4천530명과 장애인 260명 총 4천790명이 지원받았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직접 참여가 어려운 이들을 위한 일대일 개별 맞춤형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취약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반려식물 지원 사업도 올해부터 시작했다. 돌봄노동자, 학교급식노동자, 가게 판매원, 비정규직 강사 등 200명이 대상이다.

 

2017년부터 올해까지 전체 반려식물 보급 실적은 2만8천432명에 달한다. 예산은 18억9천700만원이 투입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년에도 비슷한 규모로 사업을 추진해 고립·은둔청년과 어르신·장애인, 취약노동자들의 정서 안정과 생활환경 개선에 도움이 되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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