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유재섭 대전본부장] 대전 대덕구의 한 자동차 엔진밸브 제조 공장에서 불이 난 것은 20일 오후 1시 17분께.
3층 규모의 철골조 공장으로, 일부 직원들은 점심시간에 휴식을 취하다 갑자기 울린 화재 경보에 놀랐다.
교대 근무를 앞두고 잠을 청한 이들도 있었다.
비명과 다급한 대피 소리가 들렸고, 화들짝 놀라 창밖을 봤을 때는 이미 검은 연기가 건물을 집어삼킨 뒤였다고 한다.
이곳 직원들은 거세게 몰아치는 검고 메케한 연기와 시뻘건 불길을 피하려고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등 긴박하게 대피했다.
화재 현장에서 가까스로 몸을 피한 30대 직원 A씨는 "처음에 밖으로 나가려고 했는데 온통 까만 연기뿐이고 길도 못 찾아서 죽겠구나 싶었다"며 "창문 쪽으로 가서 버텼는데, 나이 드신 분들은 기절해 있기도 했고 창문 밖으로 뛰어내린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거센 불길에 다급하게 대피하려고 창문에 매달려 있다가 떨어진 직원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장에서 20년 넘게 일했다는 60대 직원은 "같은 팀 직원 4명이 연락이 안 되는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얼굴과 몸에 그을음이 잔뜩 묻은 직원들은 불에 타는 공장을 바라보며 안타까워했고, 일부 연락이 안 되는 동료들의 소식에 발을 동동 굴렀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50분 현재 연락이 두절된 직원은 14명이다.
다만 연락이 안 되는 이들 중에는 출장 등으로 공장 외부에 있는 직원들이 포함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소방당국은 설명했다.
이날 170명이 내부에서 근무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 가운데 53명이 다치거나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국가소방동원령까지 발령된 가운데 진화 작업이 이뤄지고 있으나 불이 난 지 4시간 가까이 시간이 흘렀음에도 공장에서는 까맣고 매캐한 연기가 매섭게 뿜어져 나오고 있다.
공장 안에서는 시뻘건 불길이 여전히 치솟고 있으며, 건물 일부가 화마에 무너져 내렸다.
현장에서는 산림청 헬기까지 동원돼 공장에 물을 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