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박양지 기자] 기업공개(IPO)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흥행에 참패한 쏘카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1조원대 몸값을 포기하며 상장을 강행했지만, 상장 후 주가 전망에 대해서도 우려가 적지 않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쏘카는 이달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한다.
앞서 쏘카는 공모가 고평가 논란으로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56.07대 1에 그치는 부진한 성과를 냈다. 이 때문에 공모가를 당초 희망 범위(3만4천∼4만5천원) 하단 미만인 2만8천원에서 결정했고, 공모 물량도 기존 455만주에서 364만주로 20% 줄였다.
이에 따른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9천666억원으로 1조원을 밑돌게 됐다.
그러나 낮춘 가격에도 쏘카의 상장 후 주가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우선 수요예측 과정에서 의무보유를 약속한 기관이 거의 없다시피 해 상장 후 대규모 물량 출회가 있을 수 있다.
기관 투자자는 364만주 중 244만3천700주(67.1%)를 배정받았는데, 이중 의무보유 미확약 물량이 225만6천700주로 92.35%에 달했다.
나머지 의무보유를 확약한 18만7천주(7.65%)도 확약 기간이 15일에 지나지 않는다. 1개월 이상 의무보유를 확약한 기관은 아예 없었다.
신규 공모물량 중 우리사주(28만6천300주·7.9%)를 제외한 기관 투자자·일반 투자자 배정 물량 300만주 이상이 상장 직후 모두 풀리는 셈이다.
우리사주 청약률은 39%에 그쳤고, 일반청약 경쟁률도 14.4대 1에 불과했다.
글로벌 증시 변동성에 따라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적자 기업에 대한 싸늘한 반응도 넘어야 할 산이다.
쏘카는 올해 2분기에는 영업이익 14억원을 내며 적자에서 벗어났으나, 작년 연간으로는 2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경은 KB증권 연구원은 "쏘카는 국내 1위 카셰어링 플랫폼 업체로 국내 시장점유율이 79.6%에 달하는 과점기업"이라면서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 내 경쟁이 심화할 경우 시장 점유율 감소와 이에 따른 수익성 하락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평모 DB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비교기업 그룹의 주가가 부진하고 해외 여행 재개에 따라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점, 로보택시 도입 시 라이드 헤일링 및 자율주행 기업들과 경쟁에 직면한다는 점 등을 단기 및 중장기 리스크로 꼽았다.
라이드 헤일링은 카셰어링처럼 앱을 통해 공유 차량을 이용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카카오택시처럼 운전자가 포함된 차량을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각에서는 쏘카의 주가 상승 여력에 주목하기도 한다.
한승한 SK증권[001510] 연구원은 "쏘카는 국내외 모빌리티 플랫폼 중 올해 연간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가시화된 유일한 기업"이라며 "하반기 카셰어링 부문 매출 성장에 따른 수익성과 데이터 활용을 통한 비용개선이 확인되면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쏘카는 이달 초 IPO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흑자 전환이 가능하며, 앞으로 큰 폭의 영업이익 개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