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이천용 기자] 현대차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누적 판매량 3천만 대를 돌파했다.
미국에 진출한지 약 39년 만의 성과다. 현대차그룹은 관세 파고를 넘어 현지 생산기지와 친환경차·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집중한 특화전략으로 미국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7월까지 총 3천10만7,257대를 판 것으로 집계됐다.
업체별 판매량은 현대차가 1,755만2천3대, 기아가 1,255만5,254대다.
누적 판매량 3천만 대를 넘긴 것은 1986년 현대차가 미국에 진출한 이래 39년 6개월 만이다.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최대 라이벌로 꼽히는 일본 도요타와 혼다보다 더 빠르게 달성한 성과다. 도요타는 1958년, 혼다는 1970년 현지에 진출해 각각 54년 만인 2012년, 47년 만인 2017년에 누적 판매 3천만 대를 넘겼다.
현지 브랜드가 아닌 완성차 기업 중 미국 내 판매량이 3천만 대를 넘어선 곳은 도요타와 혼다에 이어 현대차그룹이 세 번째다.
현대차는 1986년 1월 울산공장에서 생산한 세단 엑셀을 수출하면서 미국에 진출했고, 기아는 1992년 미국 판매법인을 세우고 1994년 2월 첫 독자 모델인 세단 세피아와 SUV 스포티지를 시작으로 미국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대차·기아의 누적 판매량은 1990년 100만 대를 돌파한 데 이어 2004년 500만 대를 넘어섰다. 2011년에는 누적 1천만 대 고지에 올랐고, 이후 매년 120만∼140만여 대를 팔면서 2018년에는 2천만 대를 넘겼다.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인 170만8,293대를 판매했다.
누적 판매 1천만 대 돌파까지 걸린 시간은 25년이었지만, 각 1천만 대를 더하는 데에는 7년씩만 걸린 것이다.
현대차·기아는 미국에 생산기지를 구축해 공급 능력을 확대하며 판매량 성장세에 속도를 붙여 왔다.
현대차는 2005년에는 앨라배마주에, 기아는 2010년 조지아주에 첫 생산공장을 완공했다. 지난 3월에는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 현대차그룹 기준 세 번째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준공했다.
현대차·기아는 친환경차와 SUV, 제네시스를 중점적으로 내세워 미국 시장 수요에 대응해 왔다.
지난 4월부터 부과된 미국 자동차 25% 관세에도 가격인상 없이 관세 충격을 자체 흡수하고 유연한 생산 전략 변화로 현지 점유율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시장점유율을 방어하는 선에서 손익을 최대한 유지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밝혔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도 "세액공제 폐지로 전기차 판매가 줄어들 전망인 점에 따라 하이브리드차(HEV)와 내연기관차(ICE) 판매를 강화해 상반기 5.1%인 점유율을 6%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