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신민수 기자] 의사단체들은 30일 의사인력 수급 추계위원회의 2027년 의과대학 정원 관련 결정을 앞두고 추계위의 논의가 과학적 근거와 타당성이 결여된 채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입장문에서 "현재 수급추계위는 인공지능(AI) 도입, 의료기술 발전, 생산성 변화 등 미래 의료 환경의 핵심 변수들을 사실상 배제한 채 과거의 방식대로 형해화한 논의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구조적 요인을 반영한 가정에 따라 결과값이 크게 달라지므로 타당성을 확보하라'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 취지에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무리한 의대정원 증원으로 의대 내 강의실이 부족한 등 교육 현장은 이미 한계 상황"이라며 "교육 여건에 대한 심도 있는 고려 없이 숫자만 맞추는 식의 논의는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간에 쫓겨 설익은 결론을 내는 것은 '2천명 증원 사태'와 같은 국가적 과오를 반복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도 입장문에서 "수급추계위는 과학적 모형을 표방하나 그 실상은 의료 현장의 본질적 변수를 배제한 채 자의적 상수 설정에 의존하고 있다"며 "부실한 데이터에 근거해 의대 정원 확대를 정당화하려는 시도는 타당성이 결여된 성급한 판단"이라고 밝혔다.
대전협은 "추계위가 의료 현장의 업무량과 실질 근무 일수를 온전히 반영하지 않고, 기술적 진보에 따른 생산성 향상을 배제하거나 보수적으로 책정한 것은 통계적 왜곡에 불과하다"며 "교수진, 수련환경 등 기본적 한계를 무시한 증원은 부실 교육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부실한 추계 결과를 내세워 결정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며 "현실을 왜곡한 채 학문적 타당성을 상실한 추계는 이전 정부의 일방적 정책 결정과 다르지 않으며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앞서 의대정원 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을 거치면서 공급자·수요자·학계 관계자가 참여하는 추계위를 꾸리고 올해 말까지 2027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수급추계위는 지난주 회의를 끝으로 추계 결과를 바탕으로 2027학년도 의대 정원을 정할 계획이었으나 지난주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이날 추가 논의를 할 예정이다.
2027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은 추계위 논의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거친 뒤 복지부와 교육부가 협의해 결정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