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지난 8월 이른바 ‘제3노조’라 불리는 ‘MBC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으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 정한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 대상이다. 또한 MBC는 국정감사를 위해 단체협약서 제출을 요구한 것에 대해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며 제출을 거부해 단협의 내용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MBC는 지난 8월 9일 “문화방송과 MBC노동조합이 오랜 숙원이었던 단체협약을 체결했다”며 “2013년부터 지속된 무단협 상황을 타개한 것은 물론, 장기간 고정돼 있던 근로조건들을 개선함으로써 직원들의 근무만족도 향상과 회사의 경쟁력 강화가 기대되고 있다”고 홍보했다.
특히 “단체교섭에 가장 적극적으로 임한 MBC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을 체결함으로써 건전하고 합리적인 노사관계의 전형을 마련했다”, “상생의 노사관계를 통한 미래발전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등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가며 제3노조와 체결한 단협의 의미를 내세웠다. 반면 “서로 요구할 것은 요구하고 양보할 것은 양보하는 협상결과, 그 소중한 결과물로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며 공정방송 조항 등을 둘러싸고 단협 체결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에 대해서는 에둘러 압박하기도 했다.
제3노조 또한 “복지 중 학자금 인상 부분 등 일부 사안은 언론노조 문화방송 본부와 사측의 합의가 완료돼야만 가능한 일”이라며 “조속히 단체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MBC는 보도자료를 통해 ‘시간외 수당 인상’, ‘출장 숙박비 인상’, ‘학자금 지원한도 인상’ 등 복지와 관련된 단협 내용 일부를 공개했고, 제3노조도 보도자료에서 근로계약 형태 전환 제도 신설, 퇴직자 지원제도 시행 등을 합의했다고 주장했지만 둘 다 전체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이번 국정감사를 앞두고 단협 전문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지만 MBC는 “단체협약서는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라며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최명길 의원실은 다시 방송문화진흥회를 통해 단협을 체결한 뒤 행정관청(고용노동부 및 지자체단체)에 신고를 했는지 확인해줄 것을 요구했고, 이에 대해 ‘미신고 상황’이라는 답변이 제출됐다. 노동조합법 제31조제2항에 의하면 “단체협약의 당사자는 단체협약의 체결일부터 15일 이내에 이를 행정관청에게 신고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어길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대상이 되고, 이는 단협의 당사자인 MBC와 제3노조 모두 해당된다.
또한 노동조합법에서는 ‘행정관청이 단체협약 중 위법한 내용이 있는 경우 노동위원회의 의결로 그 시정을 명할 수 있다’고 정하고 시정하지 않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MBC와 제3노조의 단협은 신고되지 않아 행정관청에서 위법한 내용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수도 없는 상황인 것이다.
최 의원은 “대체 제3노조와의 단협에 어떤 비밀 내용이 있어 공개하지도 않고 법이 정한 신고조차 하지 않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국감을 받는 공공기관은 아예 알리오(공공기관 공시사이트)를 통해 단협 전문을 공개하고 있는데 공영방송 MBC가 단협을 이토록 기밀사항처럼 취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즉각 시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