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항은 세계 6위, 국내 최대의 무역항이다. 그러나 통관검사 시스템은 위상에 걸맞지 않게 현대화되지 못하고 총체적 난국에 빠져 마약이나 총기류 같은 위험물의 중간기착지 항구로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부산항 세관의 부실은 최근 부산항에서 밀수업자로부터 뒷돈을 받은 세관공무원이 통관 제도의 허점을 이용하여 밀수단속을 피하게 하고, 직접 밀수 담배를 다른 물품으로 바꿔치기 하는 것을 도왔으며, 보세창고 직원을 회유하여 공휴일에 밀수품을 빼낼 수 있도록 하는 등 부산세관의 허점을 노려 6차례나 부산항을 통관한 사례에서 쉽게 확인된다.
그동안 출입업계와 부산세관 안팎에 따르면 국내 최대 무역항인 부산신항 통관 검사는 이미 그 허술함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었다고 한다. 지난 7월에는 일본의 야쿠자가 중국산 마약, 러시아제 권총, 실탄까지 부산세관을 통해 들여왔다고 한다.
이에 대해 관세청 관계자는 전량검사가 어렵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부산신항은 하루 유입 컨테이너가 5만개 인데 비해 검사직원은 30여명으로 1인당 1,600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담당하며, 실제 육안 조사는 5만개 중 100여개, 0.2%만 실행되고 있다. 이러한 샘플검사의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슈퍼컴을 도입했는데, 이 또한 문제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슈퍼컴퓨터에 의한 조사는 위험 키워드를 표본삼아 걸러내기 때문에 위험 키워드로 분류되지 않는 물품은 통관이 쉽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담배밀수 사건도 세관직원이 담배를 종이필터와 나무의자로 서류를 꾸며 쉽게 통관이 이루어지도록 손쓴 것이다.
또 지난 9월 부산항 등 전국 항만시설의 보안관리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 부산항은 퇴사 후 상시출입증 반납 관리도 되지 않은 점을 지적받았다. 감사원에 따르면 부산항을 관리하는 부산항만공사가 전국 항만 가운데 가장 많은 상시 개인 출입증 4만7,847건, 차량 출입증 2만7,610건을 발급했는데, 각각 21.2%(1만167건), 27.9%(7,424건)가 퇴사 후에도 반납되지 않은 것이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구로 을)은 이에 대해 “타국과의 접촉이 이루어지는 국경지대와 같은 곳에서 낯선 사람과 물품에 대한 접근 제한이 허술한 것은 물론, 곳곳에 통관 검사 허점이 드러난 상황으로 보았을 때, 이를 그대로 방치했다가는 국제테러와 마약밀수 등의 불법적인 사건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관련된 큰 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부산세관을 비롯한 관세청은 그동안 테러 또는 큰 사건이 없었다는 사실에 안주해 불감증에 젖어온 것은 아닌지 철저히 반성하고 보안체계의 대대적인 보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