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서울=나현주 기자]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명길 의원(더불어민주당, 송파 을)이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확인한 결과 지상파 방송사의 장년·노년층 대상 음악프로그램이 청소년 대상 음악프로그램에 비해 시청률이 8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프로그램 개수는 청소년 대상이 3개이고 장·노년층 대상은 1개에 불과했다. 방영시간대도 청소년 대상은 주말 황금시간대에 편성돼 있는 반면 장·노년층 대상 프로그램은 월요일 심야시간대에 편성돼 있었다.
자료를 보면 KBS1 TV의 장·노년층 대상 음악프로그램인 ‘가요무대’는 평균 시청률이 10.4%대에 달하는 반면, 주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KBS2 ‘뮤직뱅크’, MBC ‘쇼!음악중심’, SBS ‘SBS인기가요’의 시청률은 1.0%~1.5%대에 머물러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세 개 프로그램을 모두 합쳐도 ‘가요무대’ 시청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가요무대’는 현재 트로트 가요를 장르로 하는 거의 유일한 음악프로그램이 됐지만 과거에는 방송사마다 트로트 가요 프로그램이 있었다. MBC에는 ‘가요큰잔치’, SBS에는 ‘SBS가요쇼’ 등이 있었고, KBS2에는 ‘도전 주부가요스타’라는 경연프로그램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모두 폐지되고 말았다. 높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주요 시청연령대가 구매력이 없기 때문에 광고가 붙지 않는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우리나라 장·노년층 인구비율은 계속 높아져 이미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660만 명을 넘어섰고, 약 3년 후인 2020년에는 8백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인구학적 요소를 감안한 프로그램의 편성은 방송사의 당위적 과제라는 지적이다. 힙합이나 R&B가 아니라 트로트 가요를 통해 정서적 안정을 찾고자 하는 노년층의 문화적 욕구를 지상파 방송이 계속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이돌에 열광하지 않는 이상 TV에서 음악을 선택할 권리를 배제당하고 있는 노년층에 대한 문제를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 됐다. 공영방송으로서 KBS, MBC는 트로트가요 프로그램 추가 편성과 방송시간대 조정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민영방송사인 SBS도 과거와는 달라진 노년층의 구매력을 새롭게 평가해야 한다. 최근 케이블TV에서 먼저 이러한 시도를 하고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트로트는 우리 국민의 애환과 삶이 녹아 있는 서민 음악이자 같은 세대를 정신적으로 엮어 주고 있는 소중한 문화적 자산이다. 트로트가요를 노래방에서 불러내 가족들과 함께 안방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방송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