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곽재근 기자] 특정업체 일감 몰아주기, 가족 간 부당거래 등 꼼수로 나랏돈을 챙긴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지난해 적발건수는 1천 건에 육박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액으로는 660억 원대로 2023년에 이어 역대 두번째 규모다.
기획예산처는 25일 강영규 미래전략기획실장 주재로 제2차 보조금관리위원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2025년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2024년 하반기(7∼12월) 집행된 보조사업을 대상으로 국고보조금통합관리망 'e나라도움'의 부정징후탐지시스템(SFDS)을 활용해 부정 의심 거래 1만780건을 추출했다.
이 가운데 총 992건, 667억7천만원 규모의 부정수급을 적발했다. 건수 기준으로는 전년(630건·493억원)의 약 1.6배에 달하는 수치로, 역대 최대치다.
부정수급 적발 건수는 2020년 132건을 기록한 이후 2021년 231건, 2022년 260건, 2023년 493건 등 매년 가파른 증가세다.
부정수급 적발금액은 2023년(699억8천500만원)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후 2024년 493억원대로 한 차례 줄었다가 작년 다시 급증했다.
유형별로는 '특정거래 관리'와 '가족 간 거래'가 전체의 77.5%를 차지했다.
수의계약 조건을 위반하거나 계약을 쪼개 특정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사례가 647건(213억2천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보조사업 기관 임직원이 부모·자녀 등 직계존비속과 거래하며 부당하게 보조금을 집행한 사례도 122건(13억3천만원)에 달했다.
이 밖에 휴직 인력에게 인건비를 지급하는 등 허위 급여성 경비 집행(16건), 사용제한업종 결제나 시세의 2∼4배에 이르는 임차료 지급 등 오·남용 사례(83건)도 주로 악용되는 수법이었다.
점검 방식별로는 합동현장점검으로 317건(497억원)이 적발돼 금액과 건수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특히 자체 점검이 미흡한 기관을 대상으로 한 특별현장점검에서는 106건 중 97건(251억원)을 적발해 91.5%의 높은 적발률을 보였다.
적발 사업은 각 부처 부정수급심의위원회와 경찰 수사 등을 거쳐 확정되고 보조금 환수와 최대 5배 제재부가금 부과, 명단 공표 등의 제재가 이뤄진다
정부는 올해 합동현장점검을 700건으로 확대하고 특별현장점검도 매년 100건 이상 실시할 계획이다. 관련 교육도 늘려 단속 역량을 강화한다.
보조금 집행 잔액 관리도 강화한다.
정부는 2024년부터 약 2년에 걸쳐 2조8천억 원 규모의 방치된 보조금 잔액을 국고로 환수했는데, 올해는 각 부처에 미반납 잔액에 대한 조사와 반환 명령을 내리도록 했다. 반납 실적은 분기별로 점검할 방침이다.
국고보조금 운영관리 지침을 개정해 2회계연도 이상 정산을 지연하거나 잔액을 반납하지 않은 사업자에 대해서는 보조금 추가 교부를 중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아울러 국고보조금의 관행적 재이월을 막기 위해 이월 요건을 '계약절차가 완료됐거나 이행 중인 경우'로만 제한한다.
노후화된 'e나라도움' 시스템은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기반의 '차세대 e나라도움'으로 전면 재구축된다. 2030년까지 시스템 구축을 마치고 2031년 1월 개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