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나재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중앙아시아와 중동 지역을 방문하고 돌아온 강훈식 비서실장은 15일 "올해 말까지 원유 2억7천300만 배럴 도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를 공개하면서 "원유 2억7천300만 배럴은 작년 기준으로, 즉 별도 비상조치 없이 경제가 정상 운영되는 상황에서 석 달 이상 쓸 수 있는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프타도 연말까지 최대 210만 톤을 추가로 확보했다"며 "이는 작년 기준으로 한 달 치 수입량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에 확보한 원유와 나프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무관한 대체 공급선에서 도입될 예정"이라며 "국내 수급 안정화에 직접적이고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지금은 돈이 있더라도 구할 수 없는 게 원유와 나프타"라면서도 "(원유 도입 가격은) 시장가격을 베이스로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원유 도입의 '반대급부'로 방위산업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무리한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에 강 실장이 방문한 국가는 카자흐스탄,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4개국이다.
강 실장은 우선 카자흐스탄에서는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을 만나 양국의 에너지 협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담은 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이후 정부 간 협의를 통해 원유 1천800만 배럴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카자흐스탄 정부 고위 관계자는 중동전쟁 이후 여러 나라에서 특사가 오고 있으나 대통령 예방이 성사된 특사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밝혔다.
오만에서는 왕위 계승서열 1위이자 하이삼 빈 타리크 알 사이드 현 술탄(국왕)의 장남인 디아진 빈 하이삼 알사이드 경제부총리를 만나 호르무즈 해협에 있는 한국 선박 26척의 안전한 통과를 위해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했고 "적극 협조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또 현지 고위 관계자들을 면담해 연말까지 원유 약 500만 배럴과 나프타 최대 160만톤에 대한 공급 약속을 끌어냈다.
강 실장은 "오만의 경우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이라며 "작년 도입물량(450만배럴) 이상의 원유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최대 원유 수입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외교부 장관과 에너지 장관 등 고위 관계자들과의 접촉이 이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사우디 측은 "대한민국이 원유와 나프타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한국에 (물자를) 최우선으로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강 실장은 소개했다.
구체적으로 원유의 경우 4∼5월에 홍해의 대체 항만을 통해 5천만 배럴을 받는 것을 포함해 연말까지 사우디 원유 2억 배럴을 도입하기로 했고, 나프타 역시 사우디 측은 한국이 요청한 50만톤을 포함해 최대한 많은 물량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카타르는 애초 이번 방문 대상이 아니었으나 지난 8일 새벽 미국과 이란의 '2주간 휴전' 합의 소식을 듣고 긴급하게 방문을 추진했다.
우선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국왕에게 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는 대로 한국과 체결한 LNG 수출계약이 차질 없이 이행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고, 타밈 국왕도 한국과 약속을 지키겠다면서 한국을 최우선시하겠다는 뜻을 이 대통령에게 전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카타르는 전쟁의 여파로 한국 등과 맺은 LNG 수출 계약을 이행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브리핑에 동석한 윤성혁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은 "이행 불가를 선언한 분량을 제외하고 나머지 계약분에 대한 도입을 약속받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강 실장은 "이번 방문 과정에서 사우디아라비아나 오만 등 산유국들과 호르무즈 해협 외부 석유저장시설 구축, 우회 송유관 등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중동 산유국들은 우리나라의 원유저장시설을 활용하는 공동 비축사업 확대에도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