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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훔치면 100배 변상"…일부 무인점포, 도 넘은 '합의금 장사'

  • 등록 2024.11.02 08:06:00

 

[TV서울=나도진 서울본부장] "아이스크림 훔쳐 갈 시 100배 변상해야 합니다!"

최근 우리 주변 무인점포에서는 이같이 적혀 있는 경고문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취지에서 엄포를 놓으려는 의도가 많지만, 관련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관들은 다른 의도가 숨어있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범죄가 일어났을 때 경고문에 적힌 것과 같이 물건값에 비해 과도하게 큰 합의금을 요구하는 일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업주 한 명이 여러 개의 무인점포를 운영하며 고액의 합의금을 상습적으로 챙기는 경우도 있다는 게 일선 경찰관들의 설명이다.

경기 남부지역 한 경찰서 형사과에서 근무하는 A 경감은 "어린 학생이 무인점포에서 아이스크림을 한 개 훔치자, 업주가 부모에게 200만∼300만원의 합의금을 받아내는 사례들이 있었다"며 "물론 피해자가 일정 수준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것은 상식적이지만, 지나치게 큰 금액을 부르는 일이 계속되니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 6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무인점포에 내걸린 '최근 변상 및 고발 사례'라는 제목의 안내문 사진이 올라오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사진 속 안내문에는 "초등학생: 합의금 100만원, 학교 통보", "중학생 및 성인: 합의금 200만원, 형사 고발 조치", "성인: 학교 및 직장 통보, 형사 고발 조치, 합의금 300만원" 등 사례가 나열돼 있다.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이런 문제와 관련해 "자제력이 부족한 어린애들이 저지른 일을 두고 저러는 건 옳지 않다", "절도범이 잘못한 게 맞지만, 최소한의 방범 장치도 달지 않고서는 경찰력을 동원해 합의금을 타내는 건 또 다른 문제"라는 등의 반응이 잇따랐다.

 

일부 업주가 '합의금 장사'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과도한 금액을 부르는 일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사기관이 처벌 수위를 정하는 데 있어서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점이 한 가지 요인으로 꼽힌다.

통상 소액의 물건을 훔치는 등의 경미한 범죄(20만원 이하의 벌금, 구료, 과료에 처하는 사건)를 저질렀다가 경찰에 적발됐을 경우 성인은 '경미범죄심사위원회'에, 촉법소년이 아닌 미성년자는 '선도심사위원회'에 회부된다.

두 위원회는 죄질이 경미하거나 피의자가 사회적 약자인 경우 심사를 통해 처분을 감경해주기 위해 마련됐다.

위원회 심사 결과에 따라 형사 입건된 피의자 신분이면 전과가 남지 않는 약식재판인 즉결심판에 넘겨지고, 입건 전이면 훈방 조처되는 방식으로 감경받을 수 있다.

경찰이 두 위원회에 회부할 대상자를 정하는 과정에서 주요하게 고려하는 기준 중 하나가 바로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다.

경찰청 훈령이 정하는 경미범죄심사위원회 대상자 선정의 참작 기준을 보면 초범인지, 생계형·우발적 성격의 범죄인지, 신체·신분·연령상 참작 사유가 있는지 등 여러 항목이 나와 있는데 여기에는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 또한 명시돼있다.

선도심사위원회에서 훈방 대상자를 정할 때도 합의 등을 토대로 한 피해자의 처벌 불원 의사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업주들은 상대방에게 이러한 내용을 언급하며 과도한 액수를 부르기도 한다는 것이다.

경찰이 조사 과정에서 무리한 합의금 요구 행태를 접해도 이를 직접적으로 제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검찰은 '형사조정위원회'를 열어 양측 간 합의금 책정 과정에 개입할 수 있지만, 경찰에게는 관련 권한이 없다"며 "때문에 수사 대상자에게 '이런 경우엔 합의하는 게 좋다', '요구한 합의금이 과한 것 같다' 등 최소한의 의견만 귀띔한다"고 했다.

무인점포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문제가 되풀이된다면 소액 절도사건 수사 및 종결에 과도한 경찰력이 투입되는 등의 행정 소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무리한 합의금 요구 행태에 제동을 걸고 각 무인점포의 방범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공신력 있는 인사들로 구성된 합의금 조정 기구를 마련해 당사자들이 자문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지나친 합의금 요구 등 정황이 파악될 경우 경찰 수사 단계에서도 일정 수준 개입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무인점포 업주들도 입장객 신원 확인 장치 및 자동경비시스템 설치 등 방범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며 "국가 차원에서도 이를 장려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프린스그룹 등 '온라인 스캠' 첫 독자제재

[TV서울=변윤수 기자] 정부가 27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인 대상 스캠사기 및 유인·감금 등 범죄 활동에 관여한 개인 15명과 단체 132개를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한다. '태자단지'와 '망고단지' 등 다수의 한국인이 감금됐던 대규모 스캠단지를 조성·운영한 프린스그룹과 자회사들, 천즈 회장이 제재 대상에 올랐다. 또 범죄조직의 자금세탁에 관여한 후이원그룹과 자회사들도 제재 대상이 됐다. 중국계로 알려진 천즈 회장은 캄보디아 최고 실세인 훈 센 전 총리의 고문을 맡는 등 정치권과 밀착해 사업을 키운 인물로, 대규모 사기 범죄 단지를 운영해 막대한 부를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캄보디아 보하이 스캠단지에서 각종 스캠 범죄를 저지른 한청하오, 한국 대학생 감금·폭행 사망사건의 용의자이자 마약 밀반입 혐의를 받는 리광하오 등도 제재 대상이다. 제재 기관들은 캄보디아,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뿐 아니라 조세회피처로 알려진 팔라우,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케이만제도 등 여러 지역에 소재한 것으로 파악됐다.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개인·단체는 관계 법규에 의거해 가상자산을 포함한 국내 자산동결, 국내 금융거래 제한, 개인의 경우 입국 금지 등의 조치가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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