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이천용 기자]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8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5쪽 분량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질문에 답하면서 “검사 앞에 가서 아무리 억울한 점을 해명해 봐야 실효성이 없다"며 검찰 조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윤석열 정권과 일부 특수부 검사들의 행태는 더 이상 공익의 대표자로 볼 수 없게 한다. 검사의 객관 의무를 포기했다"며 "검찰이 100여 회 압수수색으로 꾸며낸 증거를 법정에 제출하면 법정에서 다투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송 전 대표는 검찰에 빨리 자신을 소환해달라고 촉구해왔다. 지난 5월과 6월 두 차례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가 검찰이 불응하자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송 전 대표는 그럼에도 묵비권을 행사하는 이유에 대해 "제가 검찰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말은 한 번도 한 적이 없고 빨리 이 사건을 종결하라는 것이었다. 주위 사람을 그만 괴롭히고 종결해서 기소하면 법정에서 (혐의 유무를) 다툴 것 아니냐"며 "헌법이 진술 거부권을 보장한다. 헌법이 부여한 권리를 행사하겠다는데 그게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사법의 주도권을 검사에게 넘겨서는 안 된다"며 "판사 중심의 재판을 해야지, 검사가 꾸민 조서대로 따라가는 것은 전근대적"이라고 주장했다.
송 전 대표는 또, 윤석열 정부의 검찰을 '하나회'에 빗대면서 "공정과 상식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대통령과 부인과 장모와 처남, 법무부 장관과 처남, 이정섭 검사와 처남 등의 범죄혐의는 검찰이 갑자기 대통령 가족 로펌 변호사가 돼 증거를 인멸하고,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하고 은폐하고 축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축구하는데 심판이 아예 한쪽 편 선수로 뛰어서 11:12의 경기를 하면 관중들에게 그 심판은 맞아 죽을 것"이라며 "선거를 앞두고 가장 공정하게 국가를 관리하여야 할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이 아예 국민의힘 대변인이 되어 야당을 공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며 "일부 특수부 검찰이 고려 무신정권 사노비처럼 대통령 일가의 비리를 방어하는 경호부대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 "사적인 폭력, 청부용역폭력과 다를 바 없다" 등 높은 수위의 발언도 쏟아냈다.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증거인멸 의혹에 대한 질문에는 '고발사주 의혹'으로 재판 중인 손준성 검사를 거론한 뒤 "검사는 다 하지 않나"며 "그런 검사들이 일반 국민에 증거인멸했다고 윽박지르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앞에는 송 전 대표의 지지자와 송 전 대표를 비판하는 시민들이 모여 고성을 지른 탓에 송 전 대표가 발언을 잠시 중단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