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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너희가 뭘 아느냐고요? 우리 어린이들이 살아갈 지구잖아요"

  • 등록 2024.05.05 08:35:38

 

[TV서울=신민수 기자] "지구는 우리가 계속 살아갈 곳이잖아요. 기후 위기가 이대로 계속된다면 우리의 행복할 권리도 지킬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5세 이하 영유아 40명 등 어린이 62명이 참여한 '아기 기후소송'의 청구인 중 한 명인 한제아(12)양이 지난 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힘을 줘 말했다. 한양은 오는 21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2차 공개 변론에서 청구인 대표로 발언한다.

2022년 6월 한양 등은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30년까지 2018년 배출량 대비 40%로 줄이기로 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 시행령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목표치가 너무 낮아 미래세대의 생명권과 행복추구권, 평등권 등 헌법상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취지였다.

 

헌재는 이들의 헌법소원과 2020년 청소년 19명이 낸 헌법소원 등 모두 4건을 병합해 지난달 23일 첫 공개변론을 열었다.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에서 제기된 첫 기후소송이다.

한양이 기후 문제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기후 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3년 전 학교 수업부터다.

2주에 한 번씩 학교에서 열리는 '그린 급식의 날'도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그린 급식의 날은 기후 위기의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는 육식 섭취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한양은 이미 학교에서 유명한 '환경 지킴이'다. 한양은 환경 동아리에 가입해 친구들에게 텀블러에 음료를 담아 마시기를 권하고 길가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환경 보호를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 친구들과 이야기를 많이 해요. 나중에 어른들은 없고 우리만 남은 세상에서 지구온난화 때문에 힘들게 살 수 없다고 했죠. 기후정의행진에도 친구와 함께 가서 환경을 지키자고 말했어요."

 

제주도에 사는 정두리(9)양도 아기 기후소송에 참여했다. 정양은 "서울은 냄새가 많이 나는데 제가 사는 곳은 나무도 많고 시원한 느낌이 든다"며 "환경이 망가지면 나무들도 나쁜 공기를 마실 것이고 어린이들도 살 곳도 다 파괴될 것 같아 걱정됐다"고 말했다.

"1학년 때 엄마가 '기후소송이라는 게 있는데 혹시 참여하고 싶냐'고 하셨어요. 뉴스에서 재판하는 걸 본 적이 있고 책에서 판사님이 어떤 일을 하는지도 배웠어요. 지구가 아파지는 걸 막고 싶어서 하겠다고 했어요."

한양과 정양은 기후소송에 참여한 결정적 계기로 자신보다 어린 동생들을 꼽았다.

한양은 "아직 두 살밖에 안 된 사촌 동생이 미래가 사라지는지도 모른 채 손도 쓰지 못하고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너무 불쌍했다"고 했다. 정양도 "이모의 배 속에 있는 아이가 살게 될 미래의 세계가 망가질까봐 걱정되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들 어린이에게 기후 위기는 그저 막연한 걱정이 아닌 심각한 문제였다. 한양의 장래 희망은 아이돌 가수, 프로게이머, 군인, 농부까지 네 가지인데 기후 문제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문제다.

"며칠 전 학교에서 '미래의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라는 주제로 글쓰기를 했어요. 저는 미래에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먹고 싶은 것도 많거든요. 근데 기후 위기가 계속되면 제가 할 수 없는 것도 많아질 거고 그러면 행복하지도 않을 거 같아요."

한양은 '너희들이 뭘 안다고 나서느냐'는 어른들의 시선에 화가 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한양은 "어른들이 할 일을 제대로 하셨다면 어린이들까지 이렇게 나설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어린이들도 자신의 미래를 걱정해서 소송까지 한 건데 악성댓글이 달려 기분이 나빴다"고 했다.

어린이들은 지난달 23일 어머니의 손을 잡고 첫 공개 변론도 방청했다. 한양은 '한국의 사정에 맞는 적합한 목표를 세웠다'는 정부 측의 답변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제가 시험공부를 할 때도 100점이 아니라 80점을 목표로 잡지 않아요. 이번에 무조건 100점을 받겠다고 생각해야 의지가 생겨서 80점이라도 맞을 수 있죠. 80점 정도만 대충 맞고 끝내자고 생각하면 50점도 안 나오지 않을까요?"

이번 소송에서 이길 것 같으냐는 물음에 어린이들은 쉽사리 답하지 못했으나 의지만큼은 굳건해 보였다.

"전 세계에 사람들이 엄청 많은데 그 중에 이번 소송을 보고 환경을 보호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조금은 있겠죠. 저희 소송이 아시아 최초라고 하니 이걸 시작으로 많은 분이 정부에 목소리도 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해서 딱 1%만이라도 좋아진다면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한양)

"지구를 좋게 만드는 사람들도 많은데 나쁘게 만드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아서 화가 나요. 판사님들께서 옳은 걸 선택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어린이들이랑 동물들처럼 모든 생명이 함께 살아갈 지구를 더 좋게 만드는 게 옳은 거 같아요." (정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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