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박양지 기자]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겸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이후 특혜 의혹에 휩싸인 희림종합건축사무소(희림)의 캄보디아 사업 규모가 커진 배경을 들여다본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팀은 21일 서울 강동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 희림 측을 상대로 경제사절단 선발 경위와 캄보디아 사업의 연관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 수사 인력도 희림의 글로벌사업본부와 임원실을 중심으로 압수수색에 나서 캄보디아 사업과 관련된 문건과 PC 내 파일 위주로 추려간 것으로 파악된다.
김 여사와 통일교의 유착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참고인으로 지목된 사업부문 대표 A씨의 노트북까지 조사해 캄보디아 사업 관련 내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희림은 2023년 1월 윤 전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에 동행한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다. 그해 4월과 6월에도 경제사절단으로 윤 전 대통령의 미국·베트남 방문길에 참여했다.
희림은 2023년 7월 캄보디아 공항 투자사(CAIC)와 140억원 규모의 프놈펜 신공항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컨설턴트(PMC) 계약을 체결해 현지 사업 규모를 키웠다.
희림 측은 2019년 프놈펜 신공항 건설 공사의 PMC 서비스 용역을 수주한 회사가 역량을 인정받아 새로운 계약을 따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특검팀은 대통령 일정에 동행한 직후 캄보디아 사업 규모가 커진 것을 석연찮게 보고 구체적 경위를 확인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윤모씨가 캄보디아 사업 자금을 충당하려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시도한 청탁 작업에 희림이 어느 정도 연루됐는지도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교 핵심 간부였던 윤씨는 2022년 4∼6월 전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6천만원 상당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1천만원 상당 샤넬가방 각 2개 등을 전달한 의혹을 받는다.
윤씨의 청탁 내용에는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지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청탁이 이뤄진 무렵인 2022년 6월 정부는 5년간 캄보디아에 대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지원 한도를 기존 7억달러(현재 환율 기준 약 9천691억원)에서 15억달러(약 2조767억원)로 늘렸다.
한도액이 늘면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수주가 수월해지는 만큼, 통일교와 같은 사업 주체로서는 정부 지원에 편입돼 수혜를 누리는 구조가 형성된다.
대규모 개발 사업인 만큼 통일교 측도 기획·설계 등 각종 건축 실무에 능한 회사가 필요했는데, 이 역할을 맡을 업체로 희림을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윤씨는 2022년 12월 전씨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큰 그림을 함께 만들어보자"며 희림 대표를 언급하기도 했다.
희림 측은 이전부터 프놈펜 공항 사업을 진행해온 회사에 전씨가 먼저 접촉해 윤씨를 소개해준 건 사실이지만 청탁 작업에는 관여한 바가 없다고 한다.
혜택을 보기는커녕 관련해 한 건의 수주도 따내지 못했고, 윤 전 대통령 재임 기간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를 후원하고 대통령 집무실 이전 용역을 맡은 희림은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인 2022년 5월부터 2024년 9월까지 정부 관련 공사 33건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 금액 규모는 약 1천800억원으로, 윤 전 대통령 취임 전(2019년 1월∼2022년 4월) 따낸 관급 공사 규모는 600억원 수준이었다.
희림 측은 문재인 정부 때도 공공 수주 금액도 도합 2천300억원을 넘긴 데다 역대 대통령의 해외 순방 동행 기업으로 7차례 선정된 만큼, 특정 정권에 따라 특혜를 받는다는 주장이 성립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제사절단 역시 대한상공회의소·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이 정해진 기준대로 뽑는 만큼 공정하게 선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