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박양지 기자] 국민의힘이 휴일인 21일 대구 장외 집회를 시작으로 정부·여당에 대항하는 총력전에 돌입한다.
당원 명부 압수수색 등 특검의 수사 확대에 따른 당내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사법부 때리기'에 나선 여권이 조희대·한덕수 회동 의혹까지 제기하면서 정부·여당의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아졌다고 보고 본격 행동에 나서는 것이다.
특히 다음 달 초순 추석 연휴 차례상 민심을 겨냥, 사실상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전방위 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동대구역에서 집회를 열어 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언론·사법 개혁, 특검 수사의 부당성을 적극적으로 국민에게 알린다는 방침이다.
2020년 1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의 불법성을 규탄하기 위해 광화문 앞에서 열린 집회 이후 약 5년 8개월 만에 국민의힘이 개최하는 장외 집회다.
국민의힘은 25일엔 대전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재명 정부의 '실정'을 알리는 지역 여론전을 이어갈 계획이다.
당은 최종적으로 27일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텃밭' 영남과 중원인 충청권에서 정부·여당의 일방적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결집했다고 보고, 이를 서울에서 전국적 민심으로 표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장외 여론전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회 내에서는 민주당의 입법 드라이브를 지연시키기 위한 원내 투쟁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원내 지도부는 의원들을 상대로 여야가 합의하지 않은 모든 법안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 여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과거엔 특정 법안에만 필리버스터를 하며 그 법안의 부당성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면, 모든 법안으로 그 대상을 확대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폭주'를 더욱 부각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또 필리버스터 대상이 확대될 경우 정부·여당의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는 24시간 가능하기에 1개의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 최소 24시간이 걸리게 된다. 과반 의석인 민주당의 법안 통과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다수의 법안 통과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
'무한 필리버스터'가 본회의 사회를 맡을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한 압박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또 장동혁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합의했던 민생경제협의체 가동도 민주당의 일방적 국회 운영 탓에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일방적 법안 통과를 추진하며 국민의힘을 제1야당으로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여야 간 대화는 무의미하다고 본다.
국민의힘이 이같이 총력전에 나선 배경은 민주당의 '내란당' 공세를 막아내지 못할 경우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 인식 탓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특검의 당원명부 압수수색·의원 수사, 여당의 조 대법원장 사퇴 압박과 특검 사건 전담재판부 설치 추진의 목적을 '야당 말살'로 보고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기소하고, 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리도록 환경을 조성한 뒤 유죄 판결을 빌미로 정당해산 청구까지 할 것이란 게 국민의힘의 시각이다.
이와 함께 여권이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를 주장하면서 제기한 조희대·한덕수 회동 의혹으로 삼권 분립을 토대로 한 헌정 질서가 위기라는 자당의 주장에 공감하는 국민이 늘고 있다는 판단도 국민의힘이 강경 투쟁에 나서는 배경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