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곽재근 기자] 김영록 전남지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전남 국립 의대 신설 언급과 관련해 18일 "순천대와 목포대의 대학 간 통합을 전제로 통합 의대를 (정부에)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도청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통합 의대 신설이 도민의 통합 정신·명분·방향에도 부합한다"며 "양 대학 중 어느 한쪽이 됐을 때보다 좋은 결과"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순천대와 목포대 중) 어느 한 대학을 정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지만, 어느 대학을 정하는데 물리적 시간이 없다"며 "의대 증원 2천명을 배정하는 과정에 통합 의대 안이 포함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대학 총장과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국립대학도 통합해야 한다는 게 추세"라며 "(순천대와 목포대) 양 대학이 통합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하고 전남도도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단일 의과대학(순천대와 목포대 중 하나)으로 추진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적절한 수준과 노하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단일 의과대학 합의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의대 추진이 무산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순천대와 목포대의 대학 간 통합이 안 될 경우 단일 의대로 선회하느냐는 질문에 "정부와 이견을 조율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단일의대를 하더라도 통합의대 효과가 나오도록 한쪽은 만세를 부르고 하는 한쪽은 수긍하지 못하는 일은 없게 하겠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정치적 책임감을 갖고 정치력을 발휘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의 이러한 발언은 우선 순천대와 목포대의 대학 간 통합의 밑바탕 아래 통합 의대를 추진하고, 통합 의대가 여의찮으면 차선책으로 순천대와 목포대 중 하나의 대학을 선정하는 단일 의대를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에 따라 정부가 전남도가 제시한 통합 의대에 대해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역 정서를 감안해 여기저기 나눠서 (의대를 신설) 하겠다는 논의들이 있는 것 같다"면서 "전남도가 타당성 있는 안을 하나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지방정부에서 주문하는 대로 바로 그대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며 "(전남도가) 주민 의견을 모아오고 그다음에 그게 타당성 있는지 봐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 전남도청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김영록 전남지사의 국립 의대 신설 건의에 대해 "국립 의대 (신설) 문제는 어느 대학에 할 것인지 전남도가 정해서, 의견 수렴해서 알려주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김화진 전 전남도당 위원장은 "두 개 대학에 하나의 의과대학을 설립하는 것은 우리나라 교육제도나 지방자치제도에 걸맞지 않다는 게 정부의 판단으로 알고 있다"며 전남도의 목포대·순천대 공동 단일의대 설립에 정부 내 부정적 견해가 있음을 전했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의과대학 운영 체계와 타지역과 형평성 등을 고려하면 과연 두 개 대학이 하나의 의과대학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게 과연 타당하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