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변윤수 기자] 동남아시아 이웃 국가인 태국과 캄보디아가 24일(현지시간) 국경 지역에서 중화기까지 동원해 격렬하게 교전을 벌이다가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양국 갈등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국경이 맞닿은 불교 국가인 두 나라의 최근 갈등은 2개월 전부터 본격화됐다.
지난 5월 28일 태국 북동부 우본라차타니주 남위안 지역 국경지대에서 양국 군은 10분 동안 소규모 교전을 벌였고, 캄보디아 군인 1명이 숨졌다.
교전이 일어난 태국 측 국경지대는 캄보디아와 접한 곳으로 양국이 서로 점령하지 않기로 한 분쟁 지역이었다.
하루 뒤 양국 정상인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와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가 직접 나서 분쟁 해결에 합의했지만, 충돌 지역의 병력 철수 문제로 갈등이 이어졌다.
캄보디아는 이 사건을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겠다고 주장했고, 태국은 ICJ의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캄보디아가 육로로 입국하는 태국 여권 소지자의 체류 허용 기간을 기존 14일에서 7일로 줄이자, 태국도 캄보디아 여권 소지자 체류 허용 기간을 60일에서 7일로 단축하며 맞대응했다.
태국 정부는 또 국경을 폐쇄하고 전력·인터넷 서비스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압박했으며 캄보디아는 태국으로부터 연료와 농산물 수입을 중단하고 현지 모든 방송국에 태국 드라마와 영화 방영을 금지했다.
지난달에는 패통탄 총리와 훈 센 캄보디아 상원의장의 전화 통화 내용이 유출돼 파문이 일면서 양국 관계는 더 악화했다.
패통탄 총리는 훈 센 의장과 전화 통화에서 캄보디아 국경을 담당하는 자국군 사령관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했고, 이 발언이 알려지자 태국 내부에서 강한 반발이 일어났다.
결국 태국 헌법재판소는 패통탄 총리에 대한 해임 심판 청원을 받아들이면서 그의 총리 직무도 정지시켰다.
한동안 잠잠하던 양국 갈등은 이달 중순 들어 1주일 사이에 국경 지역에서 2건의 지뢰 폭발 사고가 일어나며 재점화됐다.
2차례 사고로 군인 7명이 다친 태국은 캄보디아가 태국군 순찰로에 새 지뢰를 설치했다고 주장했고, 캄보디아는 태국군 병력이 자국 영토에 들어왔다가 과거에 설치된 지뢰를 밟았다고 반박했다.
2번째 지뢰 폭발 사고가 나자 태국 정부는 주태국 캄보디아 대사를 추방하고 캄보디아 주재 태국 대사를 소환했다. 양국은 하루 뒤인 이날 오전 2개월 만에 또다시 교전을 벌였다.
양국 군이 이번에 충돌한 곳은 태국 동부 수린주와 캄보디아 북서부 우다르미언쩨이주 간 국경 지역이다.
태국 정부는 캄보디아군이 러시아산 BM-21 다연장로켓포를 포함한 여러 무기를 먼저 발포해 교전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캄보디아 국방부는 자국 영토를 침입한 태국군이 공격을 시작해 방어 차원에서 대응했다고 반박했다.
두 나라는 국경을 접한 탓에 과거부터 영유권을 놓고 계속해서 갈등을 빚었다.
2011년에도 양국 군은 우본라차타니주와 가까운 프레아 비히어 사원(유네스코 문화유산) 일대 영유권을 놓고 충돌했고, 당시에도 20여 명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