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이천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한 번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 성전환(트랜스젠더) 선수의 출전을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AP 통신, CNN 방송 등 미국 언론은 6일(한국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2028 LA 올림픽 태스크포스(TF) 발족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성전환 선수의 여자부 경기 출전에 비판적인 의견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지난 달 23일 미국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C)는 '성전환 선수의 미국 대회 여성 경기 출전을 금지하는 조처'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남성을 여성 스포츠에서 배제하라'는 제목의 행정명령에 따른 것이다.
CNN은 "올림픽 TF 발족 관련 행사 시작 몇 분 후,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의 뜻을 따른 진 사이크스 USOPC 회장에게 감사를 표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포츠의 공정성을 지키려는 사이크스의 노력에 감사하다"며 "미국은 2028년 올림픽에서 남성이 여성에게서 트로피를 훔치는 걸,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자부 경기에 출전하려는 성전환 선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을 압축해 표현한 한 마디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LA 올림픽을 앞두고 매우 강력한 검사를 할 것이고, 그 검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을 것"이라며 여자 선수의 유전자 검사 도입 가능성도 제기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성전환 선수를 포함한 'DSD 규정'(Differences of Sexual Development·성적 발달의 차이)을 각 종목 단체가 자체로 정하도록 했다.
로럴 허버드(뉴질랜드)는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역도 여자 최중량급(87㎏ 이상)에 출전해 올림픽 무대에 선 첫 번째 성전환 선수가 됐다.
1978년에 남자로 태어난 허버드는 2012년에 성전환 수술을 받았고, 2017년부터 여자 경기에 출전하며 올림픽에도 출전했다.
허버드는 '대회 직전 최소 12개월 동안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혈중농도가 10nmol/L(혈액 1리터당 10나노몰·나노는 10억분의 1) 이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지켜 도쿄 올림픽에 나섰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여자 복싱에 출전한 이마네 칼리프(알제리)와 린위팅(대만)이 대회 내내 화제를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파리 올림픽에서 남자 선수가 여자 선수에게 잔인한 폭행을 가해 46초 만에 기권하게 만들었다"며 "성전환한 두 명이 금메달을 땄다"고 말한 바 있다.
칼리프와 린위팅은 성전환 선수는 아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두 선수에 관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비판적인 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성 호르몬 수치가 지나치게 높은 여자 선수도 트랜스젠더로 묶어 말한다. 그만큼 성전환 선수의 여자부 경기 출전을 격렬하게 반대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LA 올림픽부터 복싱 종목을 관장할 국제 경기단체로 잠정 인정받은 월드 복싱(World Boxing)과 세계육상연맹은 유전자 검사 도입을 확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목소리를 내지 않아도, USOPC가 성전환 선수의 여자부 경기 출전을 막았을 것"이라며 "대부분의 사람이 나와 비슷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