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변윤수 기자] 지난 15일 충남 천안 이랜드패션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화재가 발생한 지 6일 만에 관계기관과 현장 합동 감식에 나섰다.
천안동남경찰서는 21일 오전 10시 화재 현장에서 소방청, 국립소방연구원, 충남도소방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유관기관과 합동 감식에 착수했다. 감식에는 7개 기관, 20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기관은 합동 감식에 앞서 현장 조사를 거쳤지만, 건물 추가 붕괴 위험이 커 내부 진입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현재까지 경찰과 소방당국은 물류센터 3층 끝 지점에서 치솟는 불길이 촬영된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 여러 점을 확보했다.
당국은 이날 확보한 영상을 비교·분석해 물류센터 동편 3층 끝 기둥 부근을 유력한 발화지점으로 추정하고 2시간가량 건물 외곽에서 감식을 이어갔다.
지하 1층∼지상 4층인 물류센터 각 층 끝에는 화물차 하역장이 있고, 3층에는 적재 공간을 넓히기 위한 3단 구조의 선반과 적층랙(메자닌 플로어) 등이 설치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 당시 각 선반에는 택배 박스가 가득 차 있었는데, 건물 도면과 관계자 진술에 따르면 발화 추정지점 인근에는 전선 연결이 가능한 콘센트가 다수 있고 전등과 업무용 컴퓨터도 설치돼 있었다.
감식반은 당초 발화 추정 지점 안으로 드론을 투입해 감식이 가능한지를 검토했으나 장비 문제로 건물 외부에서 근접 촬영만 진행했다.
향후 드론 투입이 가능할 경우 감식은 불길이 시작된 이 물류센터의 3층 발화 추정지점 부근부터 시작해 연소 확대 패턴 등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감식팀은 추후 현장에서 화재 원인 규명에 필요한 잔해물 등을 수거할 계획이지만 화재로 인해 건물 상당 부분이 무너져 있는 데다 추가 붕괴 위험도 있어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김진현 천안동남경찰서 형사과장은 "여러 영상을 분석해 3층에서 불이 시작한 것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며 "당시 3층에 사람이 없었던 것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발화지점 부근에 전기설비는 있지만 아직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드론 투입을 포함해 건물 내부 진입 시기를 계속해서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화재는 지난 15일 오전 6시경 발생해 60시간 만인 17일 오후 6시 10분경 완전히 진압됐다.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 불이 났고, 당시 건물 내부에 있던 경비원 등 직원 3명은 모두 대피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소방 당국은 신고 접수 50여분 만에 '대응 2단계' 경보를 발령해 진화에 나서서 발생 9시간 30여분 만에 큰 불길을 잡았으나, 보관 중이던 적재물 등 연소 물품이 많아 사흘간 잔불 정리작업을 했다.
불이 난 물류센터는 철골·경량 철골 구조로 된 지하 1층∼지상 4층의 연면적 19만여㎡ 규모의 건물이다.
2014년 7월 아시아 최대 규모로 준공된 이후 화물차 150대가 동시 접안, 일일 최대 5만 박스, 연간 400만∼500만 박스를 처리한다.
이곳에는 이랜드패션 계열사 브랜드의 의류와 신발, 잡화 등이 4개 층에 걸쳐 적재돼 있었는데, 이번 화재로 대부분 전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