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이현숙 기자] 미국과 브라질 간 관세 갈등을 격화시킨 배경 중 하나로 거론되는 브라질 전 대통령에 대해 브라질 사법부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비롯한 기존 명령에 더해 외부와의 접촉을 사실상 차단하는 가택 연금 조처를 내렸다.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4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대법관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해 외부와의 접촉을 제한하는 구금 명령을 내렸다"며 "이 명령은 수도 브라질리아에 있는 그의 자택 내에서 집행된다"고 밝혔다.
브라질 법원은 구체적으로 대법원에서 사전 승인한 인물 및 변호인 외에는 외부인 방문을 차단했다. 또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게 직접 또는 제삼자를 통해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말 것도 명했다.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모든 휴대전화를 압수할 것을 명하는 한편 그가 소지한 휴대전화를 확인하기 위해 부가적으로 자택 수색을 명령했다고 대법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부연했다.
이번 명령은 앞선 임시 조처에서 이어지는 것이라고 현지 언론 G1은 보도했다.
앞서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지난달 18일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해 한시적으로 외출을 제한하는 가택 연금(월∼금요일 오후 7시부터 이튿날 오전 6시까지 및 주말·휴일 24시간), 전자발찌 착용,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외국 대사 및 외국 정부 관계자 접촉 금지, 외국 대사관·총영사관 건물 접근 금지 등을 명령한 바 있다.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법원의 임시 조처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일요일인 전날(3일) 브라질 곳곳에서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정부·대법원 규탄 시위가 있었는데, 당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그의 아들 중 한 명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 의원과의 통화를 통해 스피커폰으로 대화했다고 G1은 보도했다.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의원은 이어 이날 오후 집에서 지지자에게 "우리의 자유를 위해 함께 하자"는 메시지를 전하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1시간가량 게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보도자료에서 "피고인은 자신의 세 자녀와 모든 지지자의 소셜 미디어에 게시하기 위해 동영상을 제작했다"면서 "이는 대법원에 대한 공격을 부추기고 선동하는 명확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브라질 사법부에 대한 외국 개입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내용도 담겼다"고 전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9) 대통령에 패한 이후 각료와 함께 쿠데타를 모의하거나 자신의 지지자를 선동해 2023년 1·8 선거 불복 폭동을 야기했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에 대해 보우소나루와 친밀감을 숨기지 않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며, 이를 브라질에 대한 50% 관세 부과 이유로 명시해 내정 간섭 논란을 불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