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이현숙 기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24일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으며 그룹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게 됐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차 미등기임원에서도 물러나며, 1970년 현대차에 평사원으로 입사한지 51년 만에 모든 직함을 내려놨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조성환 사장, 배형근 재경부문장(부사장), 고영석 연구개발(R&D)기획운영실장의 사내이사 선임건을 모두 원안대로 의결했다.
현대모비스의 사내이사는 총 4명이다. 박정국 대표이사가 현대차로 자리를 옮기며 한 자리가 비게 됐지만 정몽구 명예회장이 임기 1년을 남기고 물러나기로 결정함에 따라 총 2명을 신규 선임하게 됐다. 배형근 부사장은 재선임됐다.
정 명예회장의 사임으로 비는 자리에는 사상 처음으로 상무급 임원인 고 실장이 선임됐는데, 이는 직급보다 전문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명예회장은 1970년 현대차에 평사원으로 입사했으며, 1977년 현대모비스의 전신인 현대정공의 초대 사장을 맡았다. 1991년 출시한 갤로퍼의 성공을 이끌어내 아버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에게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한편, 정 명예회장은 이날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과 함께 유지하고 있던 현대차 미등기임원도 내려놨다.
앞서 작년 2월 현대차 이사회는 정 명예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 2014년에는 현대제철 이사직에서, 2018년에는 현대건설 이사직에서 각각 물러났으며, 작년 3월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을 21년 만에 정의선 당시 그룹 수석부회장에게 넘겨줬고, 작년 10월에는 그룹 회장직을 물려주고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현대차그룹은 기업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총수를 정몽구 명예회장에서 정의선 회장으로 변경해달라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요청해 놓은 상태이다. 공정위가 오는 5월 그룹 총수(동일인)로 정의선 회장을 지정하게 되면 ‘정의선 체제’로의 전환이 사실상 마무리된다.
이미 현대차그룹이 이미 정 회장을 중심으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그룹 전반에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이날 주총에서 김대수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강진아 서울대 협동과정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건도 의결했다. 강진아 교수는 현대모비스의 첫 여성 사외이사다.
이밖에도 항공 모빌리티·로봇 부품 제조·판매업을 사업 목적에 포함하는 내용 등의 정관 변경안과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안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조성환 사장은 사내이사 선임 후 인사말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중심의 기술 전문기업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해 나갈 것”이라며 “지속 성장을 위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도 더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