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이천용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4일 22대 국회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정부는 야당을 국정운영 파트너가 아닌 궤멸시킬 적으로 간주하고 있고 검찰은 권력을 지키는 홍위병이 돼 야당을 탄압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검찰개혁은 법치를 바로 세우기 위한 필수 과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검찰은 제1야당 대표는 수백건 압수수색을 한 뒤 별건에 별건까지 탈탈 털어 기소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두고도 "전임 대통령을 향한 정치보복까지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검찰은 살아있는 권력에는 면죄부를 남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겨냥, "대통령 배우자라는 이유로 '황제조사'를 받으며 면죄부를 받는 것은 누가 봐도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순직 해병대원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은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기 위한 법안"이라며 여권이 이를 수용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인사와 관련해서도 "헌법이 유린당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헌법을 부정하는 자들을 공직에 임명하는 반헌법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부정하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이 두 명의 반국가관을 가진 공직자를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대통령이 말한 반국가세력의 실체가 있다면 친일을 미화하고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며 헌법을 부정하는 세력일 것"이라며 "그런데도 헌법 수호의 책무를 지닌 대통령은 문제의 심각성도 인지를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일관계에 대해서도 "일본에 대한 짝사랑 굴종 외교가 계속되고 있다"며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역사 왜곡이 노골적으로 진행되는데도 정부는 일본과 동맹을 착착 추진하고 있다. 이러다 독도마저 일본에 내주고 자위대가 한반도에 진주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대통령은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개원식에도 불참하고 임기 절반도 지나지 않았는데 21회나 거부권을 행사했다. 여당은 야당이 의회 독재를 한다고 주장하지만, 진짜 독재는 대통령이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심은 권력이라는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성나면 배를 뒤집는다. 국민은 불의한 권력을 그냥 두고 보지 않는다"며 "계속 민심을 거역한다면 윤 대통령도 불행한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가능성까지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국정브리핑을 보면서 동화 속 '벌거벗은 임금님'이 저런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국민이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아니냐는 한탄을 하고 있다"며 "국회라도 나서서 국정을 바로잡아야 한다. 권한을 사유화하는 정치를 청산하고 헌법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최근 의료공백 사태와 관련해서는 '의료대란 해결을 위한 여·야·의·정 비상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개헌 문제에 대해서는 "4년 중임제, 결선투표제 도입, 5·18 정신 헌법전문 수록 등은 합의가 가능한 만큼, 22대 국회에서 이것부터 개정하자"며 "늦어도 내후년 지방선거까지 개헌을 완료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