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이천용 기자] 경찰이 무소속 강선우 의원에게 공천 대가로 1억원을 건넨 의혹을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이 전격 출국한 사실을 파악하고 '입국시 통보' 조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최근 미국에 체류하는 자녀를 만나기 위해 출국한 김 시의원이 입국할 때 통보해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
김 시의원이 수사 본격화에 대비해 도피성 출국한 게 아닌지 의심하는 경찰은 그가 국내로 돌아오면 출국금지하고 의혹 실체를 조사할 계획이다.
통상 수사기관의 수사대상자에 대한 입국시 통보와 출국금지는 맞물리는 조치다.
김 시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 국면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강 의원에게 공천 헌금 1억원을 공여한 의혹을 받는다.
당시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던 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이 의혹을 강 의원에게 직접 듣고서도 묵인했다는 논란을 사고 있다. 김 시의원은 이후 실제 공천을 받았다.
만약 김 시의원이 비협조적으로 나올 경우 수사에 예기치 못한 차질을 주는 변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은 이날 오후 김 시의원과 강 의원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정의당 이상욱 강서구위원장을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조사에 출석하며 기자들과 만나 강 의원을 청탁금지법 위반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 혐의로 추가 고발한다면서 "공천 개입은 강서구에서 반복된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강 의원과 김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하고 자연인 신분으로 수사를 받아야 한다. 필요하면 구속수사도 해야 할 사안"이라며 민주당에 공천거래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경찰은 김병기 의원의 공천헌금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민주당 소속이던 이수진 전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이다.
경찰은 전날 이 전 의원과 통화하며 김 의원 공천헌금 의혹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을 미리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전 동작구의원 2명으로부터 각각 1천만원과 2천만원을 건네받고 이후 돌려준 의혹을 받는다. 전 동작구의원들은 이런 내용을 담은 탄원서를 이 전 의원을 통해 당 대표실에 전달했으나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
이 전 의원은 "보좌관에게 탄원서를 전달하라 하니 김현지 보좌관에게 보내겠다고 했다"라며 "확인해봤더니 당 윤리감찰단은 탄원서 자체를 모르는 것처럼 얘기했다. 그렇게 감찰이 무마되고 당사자들은 컷오프(공천배제)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 전 보좌진은 동작경찰서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김 의원이 탄원서를 가로채 보좌진에게 보관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김 의원을 둘러싼 의혹 13건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 중이다. 당초 공공범죄수사대, 영등포경찰서, 동작경찰서, 서초경찰서에 나뉘어 있던 사건을 공공범죄수사대로 모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 의원은 공천헌금 의혹 외에도 ▲배우자 수사 무마 ▲대한항공 숙박권 수수·의전 요구 ▲국정감사 앞 쿠팡 대표 오찬 ▲병원 진료 특혜 요구 ▲장남 국가정보원 채용 개입 ▲차남 숭실대 편입·빗썸 채용 개입 ▲보좌진 텔레그램 대화 불법 입수 ▲강선우 의원 금품수수 묵인 등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의원 가족도 수사 대상이다. 김 의원 아내 이모씨는 동작구의원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하고 보좌진을 사적으로 동원했다는 의혹을, 장남은 국정원 업무에 김 의원 보좌진을 동원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경찰은 오는 7일 오후 1시 30분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 관계자를 불러 고발인 조사를 이어간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 오는 7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도 고발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수사 범위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