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나재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행정소송 승소율을 부풀리기 위해 전부 패소한 사건을 일부 승소로 둔갑시켰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지상욱 의원(바른정당, 중구·성동구을)이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은 ‘대법원 확정 판결 사건 내역’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올해 8월말까지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된 총 465건 중 전부승소 297건(63.8%), 일부승소 90건(19.4%), 전부패소 78건(16.8%)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의원실이 465건 전부에 대해 판결문과 법원 사건검색을 통해 확인한 결과 전부 패소는 95건(20.4%)으로 17건이(3.6%) 많았으며 일부승소는 74건(15.9%)으로 16건(3.4%) 적었다.
이처럼 공정위가 전부 패소한 사건을 일부 승소로 둔갑시킨 사건수는 총 17건에 이른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 심판관리관실은 “과징금 100억원의 담합사건의 경우, 일부업체에 대해 법원이 ‘원고승’의 판결을 한 경우라도 담합의 결과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공정위는 과징금을 재산정해 70억원만 부과해도 패소사건이 아니라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상욱 의원은 “법원 고유권한인 승소, 패소의 판단을 공정위가 자의적으로 판단해 보도자료 등 홍보에 활용하는 것은 법체계를 위반하고 공정위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다”라며 “공정위가 법원의 판결을 임의로 판단해 승소율을 부풀리는 잘못된 관행은 하루 속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공정위는 금년 3월 6일 동일한 자료를 활용해 “공정위 패소율이 2014년 12.9%, 2015년 12.3%, 2016년 11.6%로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지상욱 의원실이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은 판결문 등을 살펴본 결과 2013년부터 올해 8월까지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된 사건 중 공정위가 전부 패소(56건)하거나 일부 패소(71건)한 총 127건의 소송에서 사업자가 선임한 법률대리인은 법무법인 김앤장이 1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법무법인 태평양 16건, 법무법인 율촌 13건, 법무법인 화우 10건, 법무법인 세종 8건, 법무법인 광장 8건, 에이펙스 6건, 법무법인 바른 4건 순이었다.
이들 사건 중 대법관 출신 손○○변호사가 가장 많은 14건의 사건에 이름을 올렸다. 법무법인 김앤장 소속인 손○○ 변호사는 2000년 7월부터 2006년 7월까지 대법원 대법관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