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서울시교육의원(영등포·강서·양천)이 아들의 자사고(자립형 사립 고등학교) 입학 논란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김 의원은 7월 22일 보도자료에서 “시민들이 저를 민주진보성향의 교육의원으로 알고 있는데, 민주진보진영에서 폐지를 주장하는 자사고(양정고)에 제 둘째아이를 보낸 것이 알려지면서, 많은 분들이 혼란해 하고 더러는 분노하는 듯 하다”며 “저에 대해 큰 기대를 하고 계신데, 결과적으로 실망을 시켜 드려 정말 죄송하고 또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둘째아이를 양정고 보낸 데에는, 말 못할 속사정이 있었다”며, 다음과 같이 전했다.
<제가 양천고에서 해직된 것이 2009년 3월입니다. 둘째아이가 중1 때였습니다.(저희 부부가 맞벌이라서 아이를 너무 오랫동안 어린이집에 다니게 하여, 아이가 무척 지루해하는 것 같아, 일곱 살에 초등학교에 보냈습니다. 여덟 살 제 나이에 학교에 갔으면, 초교 6학년인 셈이지요.)
아버지가 어느 날 잘 다니던 학교에서 파면되었습니다. 당사자인 저에게도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이었지만, 가족들에게도 엄청난 충격이었을 것입니다. 사춘기 아이들에게는 더 말할 것이 없었겠지요. 당시 가장 무서운 것이 사람들이 편견과 선입관이었습니다.
“파면 당할만한 일을 했으니까 파면 당했겠지. 설마 아무 일 없는데 학교가 파면까지 시켰겠어?”
사람들에게 일일이 아니라고 가슴속을 열어 보일 수도 없고, 저와 아내와 어린 두 아들은 한동안 색안경 쓴 사람들이 생각없이 내뱉는 언어세례를 그대로 받고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가장 어렸던 둘째아이에게는 이것이 치명적이었던 모양입니다.
엄청난 혼란과 상처를 받아서인지, 이후 중학교 시절 내내 사춘기를 병처럼 심하게 앓았고, 정서적으로도 많이 불안해했습니다.
고입 원서를 쓸 무렵, 저는 아이의 상태를 보아, 일반고에 진학하면 입시교육 위주의 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울 듯하니 전인교육을 하는 지방에 있는 기숙형 기독교 대안학교에 보내자고 했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그것도 일리 있는 말이긴 하지만, 부모가 책임질 수 있는데까지 책임지고 돌봐야지 지방에 있는 기숙형 대안학교에 보내는 것은 무책임하지 않느냐며 반대했습니다. 둘째아이도 가까운 친구들이 모두 양정고에 원서를 냈다며 자기도 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양정고는 저희 집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로, 양정고가 자사고가 되기 전 저희 집은 양정고 배정학군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양정고가 자사고가 안됐으면 몰라도 자사고가 되었는데, 그 학교를 보내면 속 모르는 사람들은 마치 우리가 자사고 보내기 위해 양정고 보낸 것처럼 오해할 것이다. 그랬더니 아내는 “집 가까운 학교를 놔두고 다른 학교를 보내면 더 이상하다. 그리고 양정고가 비록 자사고이지만 다른 자사고와 달리 입시위주의 교육보다는 전인교육을 지향하고, 아침 0교시, 방과후학교, 야간자율학습도 강제하지 않는다”며 “한번 원서나 넣어보고, 어차피 추첨이니 합격되면 다니고, 떨어지면 당신 말대로 대안학교 알아보자. 강남도 아니고 좋은 자사고 보내기 위해 양정고에 원서를 내는 것이 아니라 가장 집 가까운 학교에 보내려다 보니 양정고에 원서를 내는 것이다.”
이렇게까지 말하는, 아내와 아이의 자사고 선택을 끝까지 막지 못했습니다. 제가 해직되면서 너무 많은 아픔과 상처를 가족들에게 주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족들에게 늘 죄인 아닌 죄인입니다. 해직시절은 물론이고 교육의원 당선되고도 일이 많다는 이유로 거의 매일 밤 12시 30분 이후에 퇴근을 합니다.>
이같이 전한 김 의원은 “이유 불문하고, 저는 아이와 아내의 양정고 선택을 끝까지 막지 못했다”며 “그에 대한 비난은 기꺼이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아이와 아내까지 비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저는 공인이니, 저에게는 마음껏 돌을 던져도 좋지만, 저희 가족들에게만큼은 돌을 던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도 황소걸음으로 당당하게, 시민들이 부여한 교육의원의 사명을 다하고자 한다”면서도 “지금이라도 서울시의회와 교육의원총회, 그리고 저를 뽑아준 서울시민들이 의원직 내려놓고 학교로 돌아가라면 언제든지 미련 없이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김남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