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김기명 경남본부장] 한국전쟁 때 희생된 미군 장병들의 이름이 한명씩 호명되자 학생들은 이들을 기리는 41송이의 붉은 장미를 추모비 앞에 헌화했다.
14일 오전, 경북 칠곡군 왜관읍 한미우정의 공원 내 303고지(자고산) 추모비 앞.
한미합동 추모식 행사는 김재욱 칠곡군수, 러셀 미6병기 대대장 등 한미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헌화와 분향, 추모사 낭독 등의 순서로 1시간가량 진행됐다.
"매일 아침 등교할 때마다. 이 자유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님을 기억하려 합니다. 이 땅의 평화는 누군가의 피 위에 세워졌다는 사실을, 그 귀한 희생을 잊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석전중학교 3학년생 조재빈 군과 전지예 양은 한글과 영어로 각각 작성된 추모사를 읽으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303고지는 한국전쟁 때 미군 포로가 북한군에게 학살당한 곳이다.
전쟁 때 미 제1기병사단 소속 45명의 미군은 대구와 부산을 사수하고자 최후의 방어선인 자고산 일대에서 전투 중 북한군의 포로가 됐다.
이후 1950년 8월 17일 북한군은 미군 포로들을 학살했다. 당시 41명이 목숨을 잃고 4명은 기적적으로 생존했다.
미군 장병의 희생과 비극은 잊힐 뻔했으나 지난 2005년 학살 현장에 칠곡군수와 주한미군 캠프 캐럴 사령관이 추모비를 세우면서 다시 주목을 받았다.
2017년 추모비 현장에 공원이 조성되고 보훈 시설로 지정됐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희생은 한반도의 자유와 대한민국의 오늘을 가능케 한 희망의 씨앗이 되었다"면서 "숭고한 희생 앞에 머리 숙여 깊은 애도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며 희생자들을 기렸다.
러셀 미6병기 대대장은 추념사에서 참전 용사들에게 경의를 표한 뒤 "그분들의 자유와 번영을 위한 헌신은 한·미 양국 관계를 세계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고 강력한 동맹 중 하나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사한 41명의 병사는 자유와 민주주의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싸웠다"며 "한미동맹이 앞으로도 굳건히 유지되기를 우리의 유대가 절대 끓어지지 않기를 기원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