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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돌로 시작해 돌로 끝나" 한글날 되새기는 제주어의 '돌'

  • 등록 2025.10.09 10:29:43

 

[TV서울=박지유 제주본부장] 10월 9일 제579돌 한글날을 맞았다.

제주어는 아래아(ㆍ)와 쌍아래아(‥) 등 지금은 거의 사라진 훈민정음 창제 당시 한글의 고유한 형태가 남아있어 '고어의 보고'로 불린다.

현대에 들어 제주어의 사용 빈도가 줄어들면서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지만, 최근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등이 방영되면서 제주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제주어는 알 듯 모를 듯 낯설면서도 재미있고 정감어린 표현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추석 연휴에 33만7천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행을 떠나기 전에 수많은 제주어 중 하나의 주제를 골라 한번 익혀두는 것은 어떨까.

돌·바람·여자가 많은 삼다도(三多島)에서 제주 역사와 문화의 상징 '돌'과 관련한 제주어 표현을 살펴보자.

최근 '제주 돌담 쌓기'가 제주도 무형유산으로 공식 지정된 데 이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목표로 본격적인 활동이 추진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옛말에 제주 사람들은 '돌 틈에서 나고 자라서 돌 틈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화산섬' 제주에 지천으로 널린 돌 사이로 척박한 땅을 일구고, 돌로 집을 짓고 온갖 가재도구를 만들며 삶을 이어온 제주 사람들은 말 그대로 돌 틈에 뿌리를 내리고, 그 위에서 생을 일궜다.

 

제주에선 돌을 다루는 사람을 '돌챙이'라 불렀다.

이들은 집이나 밭·무덤의 경계를 표시한 돌담인 집담·밭담·산담 등을 쌓거나 돌하르방을 만드는 등의 일을 했다.

돌챙이들이 돌담을 쌓을 때 선호하는 돌이 있는데 바로 '곰보돌'이다.

곰보돌은 표면에 구멍이 많은 현무암을 일컫는 제주식 표현이다.

얼굴에 우묵우묵한 마맛자국이 생긴 사람을 '곰보'라 했듯 화산 분출 당시 가스가 빠져나간 자리가 구멍으로 남은 현무암을 이같이 일컫는 것이다.

돌챙이들은 "터질터질 고망 난 곰보돌이라야 답주. 경 안 하믄 (담) 못다와"(터질터질 구멍 난 곰보돌이라야 쌓지. 그렇지 않으면 못쌓아)라며 돌담을 쌓을 때 '곰보돌'이 제격이라고 말한다.

구멍이 많을수록 돌끼리 맞물림이 좋아 돌담 쌓기가 수월하다는 설명이다.

제주를 배경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 속에도 자세히 보면 제주 돌문화와 이와 관련한 제주어 표현을 찾아볼 수 있다.

드라마에서 마을 해녀 엄마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곳인 폭낭(팽나무) 쉼터가 나온다.

이 쉼터는 팽나무를 뜻하는 폭낭을 한바퀴 둘러 돌을 쌓아 둥그렇게 만든 뒤 누구나 그 위에 걸터앉아서 쉴 수 있도록 했다.

팡은 '물건을 떠받치거나 올려놓기 위한 받침대'를 뜻하는 제주어인데 주로 돌을 이용했다.

그래서 팡으로 쓰이는 모든 돌을 '팡돌'이라고 하고, 이는 '발을 디뎌서 올라가거나 짐을 지고 부릴 때 사용되는 돌' 따위를 지칭한다.

쉼팡은 말 그대로 '쉴 수 있는 팡'이다.

제주의 쉼팡은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아버지가 가쁜 숨을 고르며 잠시 쉬어가는 곳이기도 하고, 마을 어르신들이 담소를 나누는 사랑방이자 아이들이 말뚝박기 등을 하며 노는 놀이터이기도 했다.

제주 여행 중 마주치는 멋진 촬영 명소에도 어김없이 돌과 관련한 지명을 마주치게 된다.

제주시 애월읍 구엄리의 구불구불 이어진 해안도로를 지나다 보면 넓고 평평한 돌바닥에 마치 거미줄을 쳐놓은 듯한 독특한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조선시대부터 오랫동안 소금을 생산하던 돌 염전 '소금빌레'다.

'빌레'는 제주어로 지면 또는 땅속에 넓적하고 평평하게 묻힌 돌을 뜻한다.

화산활동에 의해 생긴 제주도는 곳곳에서 용암이 흐르다 굳어진 '빌레'를 접할 수 있는데, 구엄리에서는 이곳 해안가의 넓은 '빌레'에서 소금을 생산했다.

소금을 만드는 전통적인 방식은 바닷물을 이용하는 것이다.

바닷물을 가마솥에 넣어 불을 지펴 졸이거나 염전에서 햇빛에 해수를 증발시키는 과정을 통해 소금을 만든다.

제주에선 빌레 위에 찰흙으로 야트막한 둑을 쌓고 그곳에 바닷물을 고이게 한 뒤 증발시켜 소금을 얻어내는 돌 염전 방식을 사용했다.

400년 전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왔던 돌 염전은 한국전쟁 전후로 육지에서 싼 소금이 대량 들어오면서 맥이 끊겨가고 있다.

이외에도 돌과 관련한 다양한 제주어가 있다.

'코지'는 용암이 바다 쪽으로 길게 돌출된 땅으로, 표준어 '곶'(串)에 해당한다.

제주시 한림읍 옹포리의 '진코지',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리 해안에 돌출된 섭지코지, 대포동 포구의 자장코지와 같이 돌의 모양이나 지역적 특징·신앙 등에 따라 다양한 지명이 생겼다.

또한 '바람코지'는 바람이 직접 닿는 곳을 의미하며, 제주의 해안과 산등성이 등 바람 많은 지역을 일컫는다.

'머들'은 크고 작은 돌이 한데 모여 쌓인 돌무더기를 의미한다.

밭을 일구며 나온 돌은 밭의 경계를 표시하는 밭담으로 사용됐는데 밭담을 다 쌓고도 남은 돌은 밭 한구석에 모아뒀다.

이처럼 한데 모아둔 돌무더기를 머들이라고 하고, 돌무더기가 많은 동네라는 뜻으로 '동대머들', '호근머들'처럼 마을 이름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머들과 비슷하게 돌이 많고 나무가 우거진 곳을 '머체'라고 하는데 남원읍 한남리 '머체오름'과 '머체왓 숲길'은 이 머체라는 말에서 유래했다.

머체왓의 '왓'은 농사를 짓는 땅을 뜻하는 '밭' 또는 '밧'이 변형된 것이다.

제주에서 '밭' 또는 '밧'은 '~이 많이 덮여 있는 곳', '~이 많이 나는 곳' 등의 의미도 있다.

따라서 머체왓은 '돌무더기와 나무가 한껏 우거진 곳'이란 뜻이 된다.

머체왓숲은 과거 tvN 예능 '바퀴 달린 집' 촬영지이자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아신전'에서 죽은 자를 살린다는 '생사초'를 발견한 신비의 숲 촬영지로 알려져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제주어 속의 돌은 단순한 사물의 이름이 아니다.

그 안에는 자연의 질서를 거스르지 않고 조화를 이루며 사는 삶의 지혜와 소박함이 녹아들어가 있는 듯하다.

김순자 전 제주학연구센터장은 "제주의 모든 이야기는 돌로 시작해서 돌로 끝난다. 돌로 집을 짓고, 농사를 짓는 밭과 죽음을 지키는 산소에도 어김없이 돌이 있다. 돌은 신앙의 대상이자 악한 기운을 막는 구조물로도 이용된다"며 "돌 없이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이야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제주는 돌로 시작해 돌로 끝나" 한글날 되새기는 제주어의 '돌'

[TV서울=박지유 제주본부장] 10월 9일 제579돌 한글날을 맞았다. 제주어는 아래아(ㆍ)와 쌍아래아(‥) 등 지금은 거의 사라진 훈민정음 창제 당시 한글의 고유한 형태가 남아있어 '고어의 보고'로 불린다. 현대에 들어 제주어의 사용 빈도가 줄어들면서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지만, 최근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등이 방영되면서 제주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제주어는 알 듯 모를 듯 낯설면서도 재미있고 정감어린 표현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추석 연휴에 33만7천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행을 떠나기 전에 수많은 제주어 중 하나의 주제를 골라 한번 익혀두는 것은 어떨까. 돌·바람·여자가 많은 삼다도(三多島)에서 제주 역사와 문화의 상징 '돌'과 관련한 제주어 표현을 살펴보자. 최근 '제주 돌담 쌓기'가 제주도 무형유산으로 공식 지정된 데 이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목표로 본격적인 활동이 추진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옛말에 제주 사람들은 '돌 틈에서 나고 자라서 돌 틈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화산섬' 제주에 지천으로 널린 돌 사이로 척박한 땅을 일구고, 돌로 집을 짓고 온갖 가재도구를 만들며 삶을 이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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