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이천용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통합·경제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우며 유세전에 나섰다.
이날 오전 9시 부산 부전역 앞에서 첫 유세에 나선 이 후보는 짙은 색 양복과 코트 차림으로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 대통령' 등의 문구가 적인 유세차에 올랐다.
파란색의 선거 운동용 점퍼 대신 양복을 입음으로써 민주당 정체성보다는 통합의 이미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연설을 통해 "누군가를 혼내는 것, 과거를 뒤져 벌주는 것이 무의미한 일은 아니지만 진정 필요한 것은 한 순간도 낭비하지 않고 더 나은 미래로 나가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가진 역량을 다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인에게 이념과 사상이 뭐가 중요하냐"며 "연원을 따지지 않고 좋은 정책이라면 홍준표 정책이라도, 박정희 정책이라도 다 가져다 쓰겠다"고 했다.
또 "청년들이 남과 여로 갈려 싸우고, 수도권과 지방 청년들이 또 싸우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기성세대가 할 일은 한 쪽 편을 들어 이기게 할 것이 아니라 싸우지 않고도 합리적 경쟁이 가능하도록 기회의 문을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가 정권심판론 프레임 속에서 이뤄지는 과거 지향적 논의라는 점을 겨냥, 이에 대비되는 탈이념적·실용적 미래 담론으로 자신의 통합정부론을 내세운 것이다.
아울러 '이대남·이대녀' 등으로 국민을 편 가르지 않는 지도자라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갈등의 해결책으로 '성장'을 제시함으로써 경제 대통령의 이미지를 뒷받침했다.
이 후보는 이날 부산 유세를 시작으로 대구 동성로, 대전 으능정이거리,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등으로 이어지는 '경부선 상행' 유세를 펼친다.
대구 동성로 유세에서는 대구·경북(TK) 출신 첫 민주당 대선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며 산업화를 이룬 박정희 전 대통령처럼 전환기의 경제 부흥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밝힐 예정이다.
대전 으능정이 거리 유세에서는 '충청의 사위'라는 인연을 내세우면서 국민 통합론을 강조할 계획이다. 행정수도 완성 의지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을 찾아서는 50조 긴급재정명령 계획과 부동산 대개혁 등의 정책을 강조할 방침이다.
서울 민심의 뇌관인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고,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코로나19 피해를 온전히 보상할 적임자를 자임함으로써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다.
전날 직접 '진보의 금기'에 도전한다며 강조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연결과 버스전용 차로 지하화 등 비전도 제시한다.
고속버스터미널 유세는 전국 각지에서 선거운동을 한 선대위 주요 인사들이 한 곳으로 모이는 '집중 유세'로 진행된다.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광주와 나주 등에서 선대위 출정식에 참석하는 등 광주·전남 민심을 다진 뒤 상경한다.
상임선대위원장인 송 대표는 오후 대전으로 내려가 이 후보의 으능정이거리 유세에 동참했다가 따로 중앙시장을 찾아 추가로 충청 지역의 지지를 호소한 뒤 서울에서 합류한다.
정세균 전 총리는 전북,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대구 등 자신의 연고지에서 각각 유세를 펼친 뒤 서울에서 이 후보와 이날의 마지막 유세에 함께 할 예정이다.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인 우상호 의원은 이날 일정에 대해 "물류의 대표적인 도시인 부산에서 서울로 온다는 경제도약의 의미가 있고, 약간은 불리한 지역에서 조금 더 세 몰이를 하겠다는 판단도 있다"며 "(선대위 인사들이) 전국 각지에서 출발해 모이는 국민 통합의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