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이천용 기자] 전국돌봄노동조합은 23일 오전 영등포구청 정문 앞에서 영등포 아이랜드, 구립지역아동센터 돌봄교사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영등포구 돌봄교사들의 고용안정을 보장해줄 것을 촉구했다.
전국돌봄노동조합은 먼저 “노원구, 중구 등 일부 자치구의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출연한 시설관리공단 등 지방공기업에 시설운영을 위탁(공공위탁방식)해 돌봄교사들의 고용안정을 보장하고 있고, 키움센터를 민간법인 등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는 자치구들도 대부분 최소 위탁기간(5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며, 수탁기관 변경 시 고용승계 의무를 명문화하는 방식으로 돌봄교사들의 고용안정을 보장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그런데, 유독 영등포구만이 키움센터 돌봄교사들을 모두 계약직으로 뽑고, 2년이 되면 모두 내보내고 새로운 돌봄교사를 채용하는 방식으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아이들과의 교감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최소 몇 개월간 정성과 노력이 있을 때 아이들은 마음의 문을 열게 되며, 교사들을 진정으로 따르게 된다”며 아이랜드는 신규시설인 만큼 돌봄교사들이 그 동안 쌓아왔던 경험과 노하우가 시설운영에 절대적이며, 돌봄교사들이 대거 교체된다면 일부 돌봄공백이 발생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돌봄교사는 아이들의 ‘사회적인 부모’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아이들의 성장과 정서발달에 큰 영향을 준다“며 ”2년마다 돌봄교사가 교체된다면, 아이들을 돌보는 ‘양’는 변하지 않을지언정 돌봄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돌봄교사들은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을 향해 “영등포 아이랜드를 개소하면서, 시설 하나하나를 직접 방문하여 챙기시던 그 정성을 모르지 않다. 다른 구에 비해 더 좋은 시설에서 일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없지 않다. 구 직영시설이어서 언제든 구청의 지원과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든든한 점”이라며 “그런데 더 좋은 시설보다, 더 많은 지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안에서 일하는 돌봄교사라는 점은 잊지 말아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계속해서, “저희들은 쓰다 버리는 소모품 대접을 받고 싶지 않다. 아이들에게 안정과 배움을 주는 사회적 부모요, 아이들의 꿈과 미래를 함께 그리는 선생님이요, 초등학생 돌봄에 있어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한 전문가이고 싶다”며 “센터가 단순히 시간을 때우는 공간이 아니라, 학교에서는 접할 수 없는 다양한 것들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터전이 되고, 아이들도 꼭 오고 싶은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저희들은 지난 기간 그렇게 일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일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계속해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 영등포구에서 지금까지 많은 아이들이 돌봄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신 만큼, 앞으로는 저희가 안심하고 아이들을 맡길 수 있고, 아이들이 그 속에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을 하겠다”며 “영등포구청장님이 저희 돌봄교사들에게 고용안정이라는 선물을 주는 산타가 되어주시기를 간곡하게 요청드린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영등포구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우리동네키움센터를 시작할 때에 직영으로 운영하도록 했고, 구는 당시 기조에 맞춰 운영을 해온 것”이라며 “최근 타 구에서 민간위탁이나 시설관리공단, 문화재단 등에 공공위탁을 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현재 구도 운영방식 변경과 돌봄교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고민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진보당 및 전국돌봄노동조합 관계자들과 영등포구 돌봄교사, 돌봄센터를 이용하는 학부모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