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나재희 기자] 윤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과감하게 보상하겠다는 '담대한 구상'을 제안한 지 이틀 만에, 한미 연합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 을지프리덤실드)의 사전 연습이 시작된 데 대한 반발한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오늘 새벽 북한이 평안남도 온천에서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을 탐지했다"며 “한미 군 당국은 비행거리 등 상세한 제원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지난 6월 5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두 달여 만에 재개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미사일 발사로만 따지면 4번째이며, 올해 들어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는 1월에 이어 두 번째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과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은 아니지만, '쪽집게식' 정밀 타격 능력을 갖춰 큰 위협이 된다.
북한은 2020년부터 현재까지 10여 차례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작년 1월 노동당 대회에서 '중장거리 순항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작년 10월 국방과학발전전람회와 열병식 등을 통해 2종을 공개했고, 시험발사 결과도 관영매체를 통해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날 발사가 순항미사일 개발 목적과 함께 한미 연합연습을 염두에 둔 '무력시위'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미는 전날 UFS의 사전 연습인 위기관리연습을 시작했으며, 다음주부터는 5년만에 대규모 야외 실기동 훈련이 포함된 본 연습을 실시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은 항상 한미 연합연습 전후에 비난 성명과 무력 시위 등으로 반발했다"며 "이날 순항미사일 발사도 UFS 연합연습에 대한 반발 성격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는 '담대한 구상'으로 비핵화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해보려는 윤 대통령의 생각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북한은 '담대한 구상'에 대해 아직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는 윤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 수 시간 전에 이뤄졌는데, 군 당국은 회견 이전에 대통령실과 관련 정보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새벽에 탐지한 미사일 발사 사실을 오후에야 공개한 것에 대해 대통령 회견 일정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지만, 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애초 순항미사일은 공개 대상이 아니며 언론 문의에 설명했을 뿐이라는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