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나재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을 잘못 부과해 환급한 금액이 최근 5년새 1조원을 넘은 가운데 매년 징수하는 과징금의 30% 이상을 환급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른정당 지상욱 의원(국회 정무위원회, 중구·성동구을)은 10일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은 과징금 징수 및 환급 현황 등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3년부터 올해 8월말까지 공정위가 환급한 과징금은 총 1조1536억원(환급가산금 1084억원 포함)에 달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등 소관 법률을 위반한 사업자에게 과징금을 부과해 징수하지만 사업자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 등을 제기해 패소하면 징수한 과징금에 환급가산금을 붙여 되돌려줘야 한다.
지상욱 의원에 따르면 공정위가 환급한 과징금은 2013년 303억원이었지만 2014년 2518억원, 2015년 3572억원, 2016년 3304억원 등 10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는 8월말까지 1839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징수한 과징금은 2013년 3631억원, 2014년 6930억원, 2015년 6857억원, 2016년 7072억원, 올해 8월말까지 1조2444억원 등 총 3조6934억원으로 징수한 과징금(1조 1536억원)의 31.2%를 환급에 사용한 셈이다. 2015년의 경우 징수한 과징금의 절반이 넘는 52.1%를 환급금으로 충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2013년 덤프, 카고 등 대형 화물상용차 판매가격을 담합한 7개 제조·판매업체에 총 116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지만 지난해 12월말 대법원에서 패소하면서 올해 과징금을 되돌려줬다.
지상욱 의원은 “공정위의 과징금 환급액이 최근 급증한 것은 사업자에게 부당한 공동행위(담합) 등으로 무리하게 과징금을 부과한 결과”라며 “공정위의 전문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