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이천용 기자] 여야가 4일 대선 후보간 첫 TV 토론회에서 등장한 전문용어인 'RE100'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RE100은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 글로벌 캠페인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전날 토론회에서 윤 후보에게 "RE100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라고 물었으나 윤 후보가 "RE100이 뭐죠?"라고 되물으면서 정치 공방으로 비화했다. 이 후보와 민주당은 RE100 문제를 윤 후보의 자질문제와 연결시켜서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RE100은 전국적으로 매우 중요한 현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는 일상적인 삶 속에서 모를 수 있지만, 전환시대 국가 경제를 설계하는 입장에서는 이것을 모른다는 것을 저는 상상하기 어려웠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윤 후보를 향해 "100번 양보하더라도 RE100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었다는 것은 정말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윤 후보가 '가르쳐달라'는 RE100은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낯선 주제일 수 있지만 대통령 후보의 경우는 다르다"라며 "윤 후보는 단순히 지식이 모자란 사람이 아니라, 이미 현실이 된 경제 현안에 무관심한 후보인 것"이라고 직격했다.
박영선 선대위 디지털대전환위원장 역시 "RE100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윤 후보의 답변은 탄소중립 이슈에 대한 고민이 없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비판했다.
반면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여당이 장학퀴즈식으로 문제를 낸 뒤 엉뚱하게 트집을 잡는다고 반박했다. 전후 설명이 없이 전문용어를 사용할 경우 바로 알아들을 수 있는 국민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것이다.
윤 후보는 이날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될 사람이 무슨 RE100 이런 거 모를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고 응수했다. 윤 후보는 "앞으로도 어려운 게 있으면 설명해가면서 (토론)해주는 게 예의가 아닌가 싶다"고 쏘아붙였다.
당내에서도 윤 후보를 두둔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민영 청년 보좌역은 SNS에 "내용으로 깔 게 없으니 엉뚱한 것으로 트집 잡는다"며 "듣는 국민들도 'RE100이 뭐지' 하면서 들으셨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대통령 선거가 무슨 객관식 암기왕 뽑는 자리인 줄 아시나"라며 "객관식 잘 쳐봐야 서술형 아무말 대잔치하면 낙방하기 딱 좋다"고 비꼬았다.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 역시 "이 후보 측은 윤 후보가 RE100이 뭔지도 몰랐다며 신이나 비난하고 있다"며 "참으로 바보짓이고 못난 짓"이라고 쏘아붙였다.
조 의원은 "이 후보가 RE100을 어떻게 대응하겠냐고 앞도 뒤도 없이 물은 것은 토론을 보는 다수 유권자에게 매우 무례한 질문이었다"며 "민주당은 (친환경처럼) 중요한 의제를 자신들만의 은어처럼 만들어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