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나재희 기자]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국민의힘이 2년 뒤 총선에 대비해 정당 개혁 등을 추진하는 혁신위원회를 조기에 출범시키기로 했다.
당 지도부는 혁신위 출범 취지에 대해 2024년 4월에 치러질 총선을 일찍부터 대비하자는 것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임기가 1년 남은 이준석 대표가 당 개혁 이슈를 주도해 나가면서 당내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포석이 깔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패한 더불어민주당이 전열정비 과정에서 '혁신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여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선거를 거치면서 당이 조금 더 노력하고 개혁해야 할 부분들이 드러났다"며 "즉시 당차원에서 혁신위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혁신위는 총 9명 정도로 꾸려질 예정이며, 이번 주 중으로 혁신위원을 추천받아 빠르면 다음 주 혁신위를 띄울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장 출신의 최재형 의원이 혁신위원장을 맡고, 위원들은 최고위원들이 '개혁 성향이 뚜렷한 인물'을 1명씩 추천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은 오늘이 지방선거가 끝난 날이 아니라, 앞으로 윤석열 정부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앞으로 2년도 채 남지 않은 총선 승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600여 일 남은 총선을 염두에 두고 더욱더 개혁, 정당쇄신 행보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혁신위라고 하면 정치개혁을 이야기하며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나 가십성 피상적 이슈를 다뤄왔지만, 이번에는 여당으로서, 당원이 1년 전 20여만 명에 비해 80여만 명까지 늘어나 당세가 확실히 늘어난 정당으로서, 어떻게 하면 당원 민주주의를 더 효율적으로 구현하고 공천 제도를 더 적절하게 할지 연구하고 정당 개혁을 목표로 하는 혁신위를 출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페이스북 글에서 "오늘로 총선이 678일 남았다. 길어 보이는 시간이지만 누적된 정당 내 모순들을 풀어나가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며 "혁신위를 통해 정당 혁신과 개혁 경쟁에서 앞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혁신위 논의 테이블에는 총선을 앞두고 당원들의 의사 수렴 구조나 '공천 룰' 등이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준석 대표가 처음 도입해 실시한 '공직후보자 기초자격시험(PPAT)' 보완 방안, 당내 경선에서의 모바일 투표 전면 시행 준비, 당내 경선 과정에서 '정책 선거'를 하기 위한 방안 등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혁신위 활동기간에 대해 "정당 개혁을 다루면서 구성원 총의를 꾸준히 모을 수 있도록 상당한 활동기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는 최소 두 달 이상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것이 '쇼'가 아니라 성과를 내는 혁신위가 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