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이천용 기자] 대통령실은 16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상 납치·감금 범죄가 속출하는 상황과 관련, 국내 온라인 게시물 감시를 강화하는 동시에 국제 공조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여전히 캄보디아로 우리 국민을 유인하는 구인 광고가 계속 게시되는 것과 관련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긴급심의제도를 활용해 삭제 등 조치 방안을 신속히 강구하라"고 지시했다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아울러 사법당국은 추가 피해 발생을 최대한 예상하기 위해 캄보디아와 관련한 온라인 게시물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위 실장은 전했다.
위 실장은 "국내외적으로 취업사이트 점검과 같은 사전 예방, 현지 피해자 구출과 같은 현장 대응, 연루자 파악 및 사법처리 등 사후대책으로 이어지는 전 단계의 강화가 필요하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보다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동남아시아의 온라인 스캠이 20만명에 이르는 다국적·초국경 범죄라는 점에서 국제 공조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전 세계 190곳 재외 공관을 대상으로 유사 사례의 발생 가능성에 대해 전수조사하고, 국제범죄 네트워크 현황을 파악해 선진국과 공조할 공간을 찾을 방침이다.
위 실장은 "범죄 수익을 환수하고 제재하기 위한 국제공조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며 "유엔 차원에서도 긴급 대응, 협력 강화 등 공조 방안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디지털 범죄 대응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오는 26∼27일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아세안 치안 당국과의 공조 체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캄보디아 내 범죄조직의 북한 가상화폐 세탁 연루 가능성에 대한 질문엔 "이 사안을 상당 기간 다뤄왔는데 아직 북한과의 관련점을 인지한 진전은 없다"고 답했다.
위 실장은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의 송환 등 당면한 과제와 관련해서는 정부합동대응팀이 이날 캄보디아 측과 송환 및 사망자 부검, 운구 등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해 일부 합의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또 외교부 장관 주재로 캄보디아 및 인근 지역의 공관장이 화상 회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외교부가 그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주캄보디아대사관에 신임 대사가 부임할 때까지 체류할 외교부 본부 대사가 이날 밤 현지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위 실장은 "우리 정부가 우리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대해 무관심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며 "지난주 후반 큰 뉴스로 다뤄지기 전부터 이미 대통령께서는 캄보디아 내부의 국민 보호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하는 등 여러 차례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신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록을 확인해본 결과 7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최소한 4회 이상 관련 보고와 지시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 "어제 보도된 베트남과 캄보디아 국경 지역에서의 우리 국민 사망 사건에 대해 정부 대응이 늦었다는 것도 사실과 거리가 있다"며 "우리 공관에서는 사망 사실을 인지한 직후 베트남 공안에 철저한 수사를 요청했고, 다음 날 유족의 입국, 부검과 유해 운구 등 신속한 영사 조력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대통령은 오늘도 계속해서 총력 대응을 당부했다"며 "제반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조치에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