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이현숙 기자] 서울시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디자인정책의 일환으로 신체적·정신적 과도기인 청소년에게 학교폭력이 미치는 심각성에 주목하고 디자인을 통한 학교폭력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학교폭력예방디자인' 적용을 위해 작년에 선정한 사업지 2곳의 조성사업을 마무리하고 올 초부터 본격 운영 중이다.
'학교폭력예방디자인'은 사후조치 위주의 기존 정책에서 벗어나 학교폭력에 영향을 미치는 내·외적 원인 분석, 학생·학부모·교사 등 이해관계자들의 지속적인 아이디어 워크숍, 인터뷰 등을 통한 지역 맞춤형 솔루션, 학생·주민이 접근하기 쉬운 공간에 문화놀이 시설을 조성 등에 중점을 둔다.
시는 사회적 지지와 자아존중감이 높을수록 학교폭력 경험이 감소하고 학생 정서와 체력을 발산할 수 있는 문화놀이 공간, 여가시설의 확보가 중요하다는 관련 연구결과에 근거해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지역민이 자유롭게 모이는 장소이며 개방된 공간으로써 다수의 학생들이 안전하게 활동하고 접근성이 용이한 학교 인근 공원을 대상으로 학교폭력예방디자인 솔루션을 적용하게 됐다.
송파구 배명중학교 인근 삼전근린공원에는 무료 와이파이, 청소년 권장도서가 비치된 벤치, 학생뿐 아니라 지역민을 위한 체조시설을 새롭게 조성했다. 특히 야간에 매우 어두워 주민들이 심리적 부담감을 느낀다는 지역적 특징을 반영해 시설물 사이사이 조명을 설치했다.
학생·학부모로 구성된 참여단이 공원을 돌며 어두운 사각지대를 찾아내고, 워크숍을 통해 곳곳에 디자인 아이디어를 기획해 구현해봄으로써 공간을 재구성하는 ‘아트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했다. 삭막했던 공간에 위트있는 아이디어를 직접 적용해봄으로써 지역에 대한 안전의식과 애착심을 높고, 이 과정에서 서로 알지 못했던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부모님과 문화활동을 함께하며 친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성북구 장곡초의 경우 장위3동 마을공원이 재개발예정지역에 해당하지 않는 공원으로 공원 내 어린이집을 다니는 유치원생, 인근 초·중·고 학생들 다수가 방과 후 및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이용하고 있었고 어르신, 청장년층 등의 이용률도 높았지만 제각각 이용지점, 활동들이 달라 관계가 단절된 행태를 보였다.
이에 청소년부터 학부모, 어르신까지 지역의 전 세대가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새로 탈바꿈했다. 온 마을이 모든 한집이라는 의미를 담아 ‘온마을집’이라는 솔루션을 도출했다.
'온마을집'에는 젠가, 할리갈리 등 청소년이 즐길 수 잇는 보드게임, 어르신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바둑, 윷놀이, 제기차기, 가벼운 운동을 즐길 수 있는 배드민턴, 캐치볼 등이 비치돼있다.
가장자리에는 산책로를 따라 야광트랙을 조성해 야간에도 주민들이 산책을 즐길 수 있게 됐다. 공원 내 청소년 비행도 자연적으로 감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정협 문화본부장은 “서울시 학교폭력예방디자인은 학교폭력의 유형과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디자인 솔루션을 개발해 시범적용하고 청소년의 문화활동을 활성화해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자발적인 활동을 유발하는 효과가 있다”며 “학교폭력뿐만 아니라 범죄예방, 어르신 치매예방을 위한 인지건강 디자인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디자인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