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이천용 기자] 포인트 판매를 돌연 중단한 결제 플랫폼 '머지포인트' 본사에 가입자 수백명이 각지에서 몰려와 환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등포구 양평동 소재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에는 지난 12일 밤부터 가입자 수백명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간밤 내내 사옥에서부터 수백 미터의 줄을 서서 기다리며 환불 합의서를 쓰고 결제금액을 일부라도 돌려 받으려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 각 지역에서 차를 운전해 본사를 찾은 사용자들로 인해 한때 이곳 일대에 긴 주차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피해자들이 모인 '머지포인트 피해자' 카페에서는 본사를 당장 찾아갈 수 없는 지역의 사용자들이 합의서를 대필해줄 수 있냐는 문의가 속출하고 있다.
현장에서 대기하는 사람들은 수고비를 제시하고 대필 거래를 제안하고 있으며, 실제 일부 환불에 성공한 사람들은 온라인상에서 후기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등포경찰서도 머지플러스 근처에 인력을 배치하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큰 충돌 없이 합의서를 쓰고 돌아가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머지포인트는 가입자에게 대형마트,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 200여개 제휴 브랜드에서 20% 할인 서비스를 무제한 제공하는 플랫폼을 표방해 큰 인기를 끈 애플리케이션으로 최근 포인트 판매를 돌연 중단하고 사용처를 대거 축소했다.
머지플러스는 지난 2019년 1월 모바일 바우처 서비스를 시작한 뒤 100만명의 누적 가입자를 모으고 1000억원 이상의 머지머니를 발행하는 등 급성장해왔다. 그러나 일각에선 20%라는 높은 할인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회사가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문제제기가 있어 왔다.
금융당국은 서비스 형태로 볼 때 머지포인트가 선불전자지급 수단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위법성(전자금융업 미등록 영업)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입자들은 이미 결제한 포인트를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과 함께 신종 사기가 아니냐는 의심 때문에 본사를 찾아가 항의하며 대면 환불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