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이천용 기자] 고동욱 홍지인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본선 맞상대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를 겨냥한 '맞춤형 전략'을 본격 가동한다.
이 후보는 6일 '검언개혁 촛불행동연대' 대담에서 윤 후보 선출에 대해 "제가 예측했던 결과라 별로 놀랍지 않았다. 각이 서게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후보 측은 윤 후보의 본선 진출이 어느정도 예상된 결과였다면서 내심 '나쁠 것 없다'는 눈치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이 후보와 대조적인 행보를 걸어 온 데다 '리스크'가 많은 상대라는 점에서 대응이 수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7일 통화에서 "홍준표 의원의 경우 이 후보와 똑같은 흙수저 출신에 풍부한 행정 경험 등 비슷한 면이 있지만, 윤 후보는 금수저 출신에 평생 검사로 특권적 생활만 해 온 사람이라는 점에서 뚜렷하게 대비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후보 측은 '비주류 출신의 유능한 행정가' 이미지를 내세워 정책 행보에 집중할 방침이다.
전국민재난지원금, 대장동 방지법 등 입법·예산 드라이브도 그 일환으로, 정책이나 비전보다는 정권 심판론을 앞세운 윤 후보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입증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청년 관련 정책을 집중적으로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에게 거리를 두는 2030세대 청년 민심은 올 대선의 승부처로 꼽힌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원래 2030세대는 이재명에게 열광했었는데, 이재명이 미워서라기보다는 문재인 정부에 실망해서 지지를 철회했다가 홍준표에게 갔던 것"이라며 "선명한 청년정책 행보를 하면 청년정책 지지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 경선이 마무리된 5일을 전후로 한국거래소·청년공유주택 등을 잇달아 찾으며 20·30세대를 노린 정책 행보를 집중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윤 후보가 경선 종료 후 선대위 출범 등 본격적인 전열을 정비하기 전에 발 빠르게 승부처 공략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현재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요소수 공급 부족 문제와 관련, 이날 민주당 긴급점검회의를 소집·주재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약점을 파고드는 데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고발사주 의혹을 부각하며 검찰개혁에 저항하면서 권한을 사적으로 남용한 것 아니냐고 책임을 추궁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를 주된 전략으로 삼지는 않겠다는 것이 이 후보 측의 생각이다.
마찬가지로 '대장동 리스크'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에서 네거티브 전쟁으로 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에서다. 이 후보로서는 지지율 제고가 급선무이다.
국민의힘 후보가 선출되기 전인 지난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의 가상 다자대결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30%로 윤 후보(35%)에게 5%포인트 밀렸다. 일주일 사이에 윤 후보는 7%포인트 상승했으나 이 후보는 5%포인트 떨어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지난달 10일 후보로 선출된 이후 '역벤션'을 겪으며 지지율이 하락 혹은 정체된 상황이다. 앞으로도 일정기간 윤 후보가 후보선출 컨벤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후보 입장에서는 박스권에서 탈출하는 일이 시급한 상황이다.
여론조사 흐름상 정권교체론이 정권재창출론을 크게 상회하는 가운데 이재명 정부 '청출어람론'을 통해 문재인 정부 계승론과 차별화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도 본선 전략 중 하나로 꼽힌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야당은 대선을 '대장동 선거'로 치르기 위해 모든 화력을 집중할 것"이라며 "당연히 맞대응은 해야겠지만, 미래 비전 등 차별화된 전략을 펴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기사에 언급된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편, 이 후보는 지난 4일 미국 유력 언론 뉴욕타임스(NYT)의 조 칸 편집국장 등과 경제정책·북핵문제·한미동맹 등 주제에 대해 면담을 가졌다.
당의 한 관계자는 "그쪽에서 먼저 요청이 와서 예방 성격으로 만나고 갔다"라며 "뉴욕타임스는 워싱턴을 포함한 네트워크가 있는 곳이니 미국 정가에서 이 후보에 대해 궁금해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