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울=이준혁 기자] 공릉2동 주민센터에 근무하는 조효섭 주무관은 지난 6월 27일 50대 독거남성 실태조사를 하던 중에 반지하 주택에서 살고 있던 김모씨(54세, 남, 공릉동)를 발견했다. 김씨는 가족과 단절된 채 반 지하에서 혼자 살고 있었으며 사고로 허리를 다쳐 일을 못하고 거동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김씨는 허리가 아파서 잠깐 서있는 것도 힘들어 했고, 심지어 목 뒤에는 주먹보다도 훨씬 큰 혹이 있어 제대로 눕기조차 힘들어 했다. 주위에 도와줄 가족이 전혀 없이 하루하루 상황은 악화되고 있었다. 조 주무관은 당사자를 찾자마자 구청 복지방문팀에 지원을 요청해 휴먼서비스 대상자로 선정했다. 사례사업비와 긴급의료비 지원 등을 통해 고 MRI 정밀검사를 실시한 뒤 입원하여 허리질환 치료와 혹 제거 수술을 받게 되었다. 목 뒤의 혹 제거 수술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고 허리는 지속적인 치료가 요구되고 있다.
김씨는 근로능력도 없고 가진 재산도 없으면서도 그동안 수급자 신청을 한번도 하지 않았다. 조 주무관은 수급자 신청을 도와 현재 김씨는 수급자로 선정되어 치료기간 동안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김씨의 상황은 조금씩 호전되고 있고, 발굴 당시 삶에 대한 의욕이 보이지 않던 그는 다시 사회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조 주무관은 지난 26일 추석을 앞두고 김씨 아저씨를 찾아가 보살피고 조그마한 선물세트와 상품권을 전달했다.
조 주무관은 “아저씨와 이런 저런 대화를 하던 중에 너무 힘들어 이번 겨울에 자살을 하려고 했다는 애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아저씨가 다시 희망을 갖고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보람을 느낀다”며 “우울증이나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분들이 가까운 동사무소도 찾아 오시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찾아가는 복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노원구는 남성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50대 독거 남성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와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7월 노원구에 거주하는 50대 1인 가구 8,367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6.1%인 474가구가 긴급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위기 상황별로 살펴보면 286명이 실직 등으로 인한 경제문제, 247명이 건강문제, 197명이 사회적고립, 156명이 가족관계 단절, 83명이 주거위기에 처해 있었다.
우선 노원구는 50대 1인 남성가구를 지원하기 위한 ‘50+싱글남 지원 TFT'를 구성하고 올 해 11월까지 맞춤형 돌봄 지원 체계를 구축, 운영할 계획이다.
TFT의 사업을 살펴보면 83명의 주거문제를 담당할 주거복지팀이 주거급여, 임대주택, 집수리 등을 지원하게 되며, 경제문제는 조사관리팀(사회보장과), 복지자원관리팀, 일자리경제과, 노원50플러스센터에서 286명의 50대 싱글남의 경제적 어려움과 일자리 문제를 지원할 계획이다. 사회적 관계망 개선이 필요한 50대 싱글남 197명에 대해서는 일촌맺기사업과 노원 50+센터의 인생설계프로그램을 통해서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심각한 질병이나 장애를 갖고 있는 50대 싱글남 247명에 대해서는 건강증진팀의 평생건강관리사업, 방문보건팀의 동마을 간호사가 주기적인 건강관리를 하게된다.
무엇보다 474명의 지원필요 대상자 중 50%이상이 2가지 이상의 복합문제를 갖고 있어 맞춤형으로 지원될 수 있도록 동단위 휴먼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10월말까지는 474 전 가구에 대해 지원검토를 완료할 예정이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앞으로 50+싱글남 지원사업은 50대 1인가구의 고독사 예방을 위한 첫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지원 대상으로 발굴된 독거 남성가구는 끊임없는 돌봄으로 다시 사회의 건강한 일꾼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